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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더 돋보인다
등록날짜 [ 2018-09-07 13:14:52 ]

[사설]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더 돋보인다

2015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가 더 돋보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현재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는 적막하고, ‘올림픽 개최사실 자체를 찾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대회에 쓰인 컨테이너, 임시관람석 대금 미지급 논란을 두고 벌어진 집회, 시위만이 올림픽 개최지임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관광객으로 가득했던 올림픽플라자는 해체 공사 중이고, 메달플라자 자리에는 굴착기 한 대가 아스팔트를 제거하고 있으며, 기념사진 명소인 국기광장에는 은빛 봉이 달린 깃대만 우두커니 서 있고, 개폐회식장은 VIP 대기 장소였던 5층 건물을 제외하고 모두 해체돼 달 항아리 모양의 성화대와 하나 된 우리라는 이름의 조형물만 공사장 가운데 덩그렇다는 것이다.

수천억원 들여서 올림픽플라자를 지어놓더니 다 치워놓았고, 돈도 없으면서 언제 만들어질지 모를 새 공원 안내판만 한두 달 전 세워뒀다고도 했다.

경기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스키점프, 스노보드 빅에어 등 올림픽 경기장 주변은 잡초가 무성하고, 관중석 곳곳엔 녹슨 물이 배어 흐르며,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한쪽엔 올림픽 기간 중 임시 사무실이나 숙소로 쓰인 컨테이너 수십 동이 방치돼 있다고 했다.

평창올림픽에는 컨테이너 4000여동이 쓰였는데, 대회 뒤 강원 원주의 야적장에 수백동이 보관돼 있다가 지난 7월 화재가 발생해 450여동이 소실됐고, 일부는 컨테이너를 제작해 납품한 업체에 반납됐지만, 아직도 올림픽이 열린 경기장 곳곳에 수많은 컨테이너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쌓여 있다고도 했다.

이런 걸 미리 예상한 고윤환 문경시장의 세계군인올림픽 대처 능력이 다시 한 번 돋보이는 대목이다. 대회를 위해 새로운 경기장을 짓지 않았고, 선수촌이다, 메인스타디움이다, 한 번 쓰고 말 것을 위해 과감히 대중인기영합의 유혹을 뿌리친 결정은 지금의 평창처럼 혼란한 도시가 아니라, 문경을 평온한 도시, 일상의 도시를 유지하게 한 것이다.

업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비용이 아니라, 국비가 들어간다면 남의 돈인 양 짓고 보는 오늘날 지자체의 세태를 감안하면 이런 결정은 사실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국비를 들여 짓고 난 이후, 그것을 유지 관리해야 할 몫은 해당 지자체이고, 그 부담은 이와 같이 평창처럼 해체하거나 방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국비는 누구의 돈이고, 지방비는 또 누구의 것인가? 다 우리 국민들의 돈이고, 때문에 국비건 시비건 낭비되지 않게 하는 게 책임 있는 사람들의 자세다.

지금 문경에는 에코랄라라는 것이 가은읍에 국비를 많이 들여 준공했다. 지자체가 맡아 이를 유지 관리한다면 번히 적자가 예상되는 시설이다. 여기에도 고 시장은 지혜를 발휘해 문경시의 부담을 줄였다. 이 시설이 흑자가 나는 것이라면 시공사가 맡아 운영하라고 한 것이다. 그랬더니 시공사가 여러 가지 묘안을 내 관광객을 유인할 시설과 시스템을 갖추더라는 것이다. 그냥 지어놓고 돈 만 받아가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정책의 시행에는 언제나 명암이 따르기 마련이다. 절대 선도 없고, 절대 악도 없다. 그러나 자신의 일로 뒷사람이 부담이 안 되게 하는 일은 매우 필요한 자세다. 그런 면에서 고윤환 시장의 문경시 살림을 대하는 자세가 다시 한 번 믿음이 간다.



문경매일신문 (shms20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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