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봉암사, 적명 스님 영결식 가져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는 사람이 깨달은 사람입니다."(적명 스님 법문 중에서)
12월 24일 동안거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입적한 한국 불교의 대표 선승 적명 스님(매일신문 25일 자 5면)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28일 스님이 수좌를 지냈던 문경 봉암사에서 엄수됐다. 법랍 60세, 세수 81세.
사부대중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의위원장을 맡은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대원 스님은 "산승은 말문이 막히고 산하대지도 말문이 막혀 오열하고 있다"며 "아직 간화선이 한국과 세계화로 정착되지 못해 더 많은 지도와 가르침이 필요한 때 대종사께서 우리 곁을 떠나시다니 너무 안타깝고 한스럽다."고 애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오늘 우리는 한국 불교의 큰 스승 한 분을 적멸의 세계로 떠나보낸다."며 "큰 스승 적명 대종사를 보내드리는 자리에서 스님을 소개할 수 있는 약력은 오직 '수좌 적명'이다. 저희 사부대중은 대종사님이 남겨주신 가르침을 받들며 다시 정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세민 대종사와 부의장 대원 스님, 총무원장 원행 스님, 전국선원수좌회 공동 대표 영진 스님, 의정 스님, 봉암사 주지 원광 스님, 문도 대표 선타 스님을 비롯해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주호영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도 참석해 적명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영결식에 이어 만장을 앞세운 장례 행렬은 스님의 법구(法軀)를 사찰 인근 봉암사 연화대로 옮겨 다비식을 진행했다.
불이 붙자 대중은 눈물을 흘리며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라고 소리쳤고 스님의 법구는 흰 연기와 함께 흩어졌다.
'중도의 깨달음은 사랑'임을 강조해온 적명 스님은 조계종의 최고 법계인 대종사로 평생을 토굴과 암자에서 수행 정진해온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선승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조계종 종립특별선원 봉암사 수좌로서 우리나라 선풍의 상징인 봉암사를 수행 중심 도량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진력해 왔으며, 입적하는 날에도 수좌로서 동안거 수행 중에 실족, 숨진 채 발견됐다.
49재도 봉암사에서 진행된다. 초재는 12월 30일이며,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에 봉행된다. 막재는 2020년 2월 10일이다.
매일신문 문경 고도현 기자 dor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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