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빗속에 달이 떴다
문경매일신문 기자
입력
2011 문경새재옛길달빛사랑여행 첫 출발
역사는 밤에 이루어지고, 사랑은 달밤에 속삭인다.

아름다운 문경새재의 자연과 유서 깊은 문화재, 별같이 아름다운 이야기에다가 ‘사랑’을 붙여 만든 스토리텔링 ‘문경새재옛길달빛사랑여행’이 빗속에 달을 띄우며, 5월 21일 토요일에 올해 프로그램을 첫출발 시켰다.
문경새재 야외공연장에서 출발하여 교귀정까지 13곳에 체험 포인트를 정해 놓고,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아가며 포인트별로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도록 프로그램을 짰다.

첫 번째 포인트는 ‘옛길박물관’에서 괴나리봇짐을 매도록 짰다. 과거를 보러 가든, 보부상을 나서든, 여행길을 나서든 봇짐이 필요할 터. 여장을 꾸리는 것이다. 지고지순(至高至純)한 사랑의 길에, 넣고 가야할 도구들이 어디 한 두 가지랴!
두 번째 포인트는 ‘자연생태공원’의 연인끼리 사진 찍기. 즉석카메라에 사랑하는 사람과 얼굴을 맞대면 스르르 찍어준다. 이 사진은 몇 포인트의 임무를 수행해야 유용하다.
세 번째 포인트는 ‘영남제일관’ 앞. 옛 들메를 신고 가는 곳이다. 짚신 신고 문경새재가 자랑하는 흙길을 걸어보도록 했다.

네 번째 포인트는 ‘경북개도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 광장’. 두 번째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이 모습을 드러내고, 사랑의 메시지를 적도록 만들어 놓은 연인증에 그 사진을 붙인다. 빼도 박도 못할 사랑의 연인. 마침내 여행객들은 사랑의 짝이 되고, 인생의 거미줄에 걸리게 된다.
다섯 번째 포인트는 ‘문경새재 드라마 촬영장 양반집’. 여기서 연인증을 명찰에 넣어 목에 걸고 다니도록 해준다.

여섯 번째 포인트는 ‘문경새재 드라마 촬영장 관아’. 혹시나 연인이 된 누군가가 곁눈질을 했다면 관아에 고하고 형틀에 올리는 곳이다.
일곱 번째 포인트는 ‘세족장(洗足場 )’. 문경새재 흙길을 걷다가 발을 씻도록 만들어 놓은 시설이다. 이곳에서 종교 세례(洗禮)를 받듯이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의 발을 씻겨주는 곳이다. 나를 낮추어 모든 죄를 씻게 해준다.

여덟 번째 포인트는 ‘조령원터’. 과거시험을 본다. 이번에 출제된 문제는 ‘문경새재’를 운자로 4행시를 짓는 것. 주제가 사랑이므로 사랑에 관한 내용이면 족하다.

아홉 번째 포인트는 ‘옛 과거길 입구’. 산적이 나타난다. 너무도 젊고 멋있는 산적들이다. 같이 놀고 싶은데, 잡아먹을 듯이 행패다. 산적과 게임을 해서 이겨야 통과하도록 짰다.

열 번째 포인트는 ‘교귀정’. 명상을 하는 곳이다. 조선시대 신구 경상감사가 임무를 교대하던 정자에 나를 앉혀놓고 저 멀리 보노라면 백두대간 산봉우리와 산줄기, 구름과 서기(瑞氣)가 몰려온다.

열한 번째 포인트는 ‘주막’. 문경새재도 식후경이다. 한 잔 술에 시름도 털고, 사바의 번뇌를 씻어내는 곳이다. 여기저기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정보도 교환한다. 입담 좋은 주모와 시시껄렁한 풋사랑이야기에 노래라도 한 곡 뽑고 싶다.

열두 번째 포인트는 ‘문경새재 드라마 촬영장 강년전’. 지금까지 수행한 임무를 검사 받아 5가지 이상의 임무를 수행한 사람은 이 포인트를 들어갈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낙방 거사가 된다. 이곳에 들어가면 아방궁이다. 푸짐한 잔치마당이 펼쳐진다. 먹을 것, 볼 것이 풍족하다. 옛 아낙이 먼 길 나서는 남편에게 싸 주었던 주먹밥에다가 시절떡, 장떡, 전통차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신나는 공연이 열린다. 교교한 달빛과 옛 궁궐에서 서양의 나팔-섹소폰을 분다. 마술을 한다. 통키타를 친다. 신이 난다. 올라 올 때 보았던 과거시험도 발표되어 급제자 시상식, 장원급제자 시상식도 더해진다. 잘 놀고, 잘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선물도 준다.
이제 마지막 열세 번째 포인트. ‘자연’이다. 달빛을 따라 흙길을 걷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청사초롱을 밝혀 걷는다. 문경새재의 사랑은 이렇게 익어간다. 달빛 속으로, 따스한 잠자리로 돌아간다.
이 좋은 프로그램은 문경시가 주최하고, 경상북도가 후원하며, 문경문화원(원장 현한근)과 매일신문(사장 이창영)이 공동 주관하여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놀토)에 펼쳐진다.
예약은www.mgmtour.co.kr이나, 전화 054-555-2571 문경문화원으로 하면 된다. 참가비는 1인당 1만원, 19세 이하와 30명 이상 단체는 8,000원이다.







문경매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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