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필 시인 백화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회장 김태옥)는 12일 정기총회에서 황인필 시인의 시 ‘아버지의 누이’를 ‘제45회 백화문학상’ 작품으로 선정하고 시상했다.
백화문학상은 1년 동안 문경지부에서 창작 활동이 왕성하고, 발표된 작품 중 창의적이고 우수한 작품을 쓴 회원에게 수여하는 상이며, 상금은 30만원이다. 이번에 백화문학상을 받은 황인필 시인은 시(詩)에 진심인 사람으로, 끊임없이 읽고 필사하면서 공부한다. 그 노력의 힘도 크지만 ‘아버지 눈에 물봉선이 핀다’는 표현은 노력으로만 찾아낸 것이 아니라, 그의 타고난 시적 능력과 노력의 산물이라는 평을 받았다. ‘아버지의 누이’는 아버지와 스님이 된 누이와의 이야기다. 한 나무에서 뻗어나 자라난 가지처럼 같은 부모에서 태어나 같이 햇볕 쬐고 바람 맞으며 자란 오누이건만 이제 누이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얼싸안고 눈물을 흘려야 마땅하거늘 누이는 공손하게 합장한다. ‘예의가 공손하여 천지가 절벽 같다.’ 이제는 오누이 사이에 절벽이 놓였다. 조향순 시인은 “그런 아버지의 눈에 물봉선이 핀다. 끊을 수 없는 게 인연이거늘 일몰을 배경으로 합장을 하고 돌아가는 그들 사이의 묵언은 잿빛언어다. 시를 읽는 사람들은 ‘아버지 눈에 물봉선이 핀다’에서 마음이 얼어붙는다. 슬픔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가. 슬픔이 왜 이렇게 즐거운가.”라고 평했다. 다음은 수상작품이다. 아버지의 누이 황인필 윤필암 스님 오시면 아버지 눈에 물봉선이 핀다 한태에서 나와 사불산 화석이 된 누이 눈물은 사사로운데 예의가 공손하여 천지가 절벽 같다 시집갈 때 실어 보낸 남색 자수양단 골동 무명 되돌아올 때 물물이 피었다던 물봉선 별리의 경계에 서서 알뜰히 끊을 수 없는 인연 합장으로 싸는 손 묵언으로 풀어헤친 잿빛 언어가 일몰에 쫓기듯 삽짝을 나선다 등 굽은 꽃대 붉은 시선이 쏜살같다. 문경매일신문 이민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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