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김선옥 시인, 첫 시집 ‘바람 인형’ 출간 늦은 나이에 시적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는 문경의 김선옥(66) 시인이 2019년 ‘애지’에 등단한 후 첫 시집 ‘바람 인형’을 지난 7월 20일 자로 출간했다. 총 65편의 시를 4부로 나눠 실은 이 책에는 경천댐, 주흘산, 영강 등 문경을 노래한 시도 있고, 시인의 뛰어난 감각과 상상력이 다양한 묘사로 표현된 시들이 들어있다. 책 제목인 시 ‘바람 인형’은 길거리 상업 광고용 고무튜브인형을 소재로 했다. 표면상 자본주의의 꼭두각시로 전락해가는 여성에 대한 시적 풍자와 비판이 들어있다. 즉 한국사회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뭇 여성들에 대한 연민을 떠올린다. 바람이 잔뜩 든 여자/바람이 눈이고 소리고 콧대인/몸 안, 밖의 일이 온통 바람인 저 여자/가슴 가득 바람을 불어넣어/몸을 일으키는/세상의 바람만이 뼈임을 온몸으로 느끼는 여자//환한 목련꽃이 가지 가득 물을 뿜어 꽃잎이 절정이듯/도심 가득 사람들을 풀어 표정들이 혼연히 피어나는 거리/한 사람이 홀로 절정이 되게 할 줄 아는 거리/한 발짝도 몸 옮길 줄 모르는 저 여자도 살아가는 거리//낯 일을 못 하는 여자는 밤일도 못한다는/상사에게 대들다 해고 통지받고 돌아서는 저녁/공장 돌아 도심 어디에도 몸 들일 곳 없는 거리//알량한 관절을 꺾어야만,/길가는 사람들을 유혹해야만 하는 인형의 바람이/더욱 팽팽해지는 저녁/붉은 노을빛에/몸 두고 얼굴만 벌겋게 달아올랐다//몸뚱이가 온전히 서기까지 절정에 이르기까지/쓰러질 듯 주저앉을 듯/구겨진 마음의 관절을 접었다 펴는 데는/저만큼 능숙해야지/말랑한 구름이 잘 익은 달을 낳지//생각하다가도 깨끗한 불빛이 서러운 여자(바람 인형 전문) 김선옥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여름에도 꽃샘추위를 겪었다. 늘 삶과 계절 사이의 바퀴에 튕겨지는 빗물처럼 살았다. 처음 닿는 곳에서 바다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로 14cm, 세로 21.6cm, 141쪽의 이 책은 도서출판 지혜에서 발간했으며, 값은 11,000원. 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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