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식 왼발박사, 서울-경산 걸어가는 중에 문경 도착 22살에 전기공사현장에서 양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고 39년을 왼발로 살아온 이범식 왼발박사가 8월 1일 문경에 도착했다. 지난 7월 15일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걸어서 18일 만이다.
이범식 박사는 “대구와 경북이 통합해서 500만 인구를 갖춘 메가시티가 되길 염원하고, 대구-경북이 통합해 규모가 커지고 재정도 커지면 지역에 맞는 촘촘한 복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장애인에게 기회가 확대되고,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 것 같아 이 일을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 그를 김병회 전 문경시산악연맹회장이 7일 전부터 충북 음성에서부터 안내해 1일 문경새재 3관문에 도착했다. 그리고 김병회 회장은 자동차로 문경으로 왔고, 이 박사는 문경새재 옛길을 걸어 문경읍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김병회 회장의 안내로 8대 도예명가 조선요를 찾아 김영식 경상북도무형문화유산을 만났고, 거기에서 왼발로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문산 김영식”이라고 방명록에 글을 쓰자, 여기에 감동한 김영식 명장이 “저도 내일 박사님과 같이 걷겠다.”고 자원했다. 이번 일을 후원하고 있는 매일신문의 김진만 기자와 이 소식을 접한 문경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김경범 회장도 8월 2일 아침 걷는 길에 동참해 4명이 문경읍에서 한나절을 걸어 마성면에 도착했다.
마성면에서는 지성환 마성면장과 김순애 부면장 등 공무원들이 이들 일행을 맞아 환영했고, 마성면행정복지센터에서 땀을 식힌 후,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는 권영문 경상북도 장애인복지과장과 합류해 문경 골뱅이국으로 식사했다. 팔이 없는 이범식 박사의 식사는 김진만 매일신문 기자가 도와주었으나, 이 박사는 왼발로 휴대폰 전화도 할 수 있었다.
이범식 박사는 “문경에 도착하니 문경의 여러분들이 환영해 주시고, 동행해 주셔서 남은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며, “역시 경북은 나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아버지를 따라 문경시 호계면 호계리 가섭마을로 이사 왔고, 여기에서 호계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녀 그의 동심은 문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3년 대구공고 전기과를 졸업하고, 전기공으로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1985년 11월 22세 때 22,900볼트 고압전기에 감전돼 장애인이 됐다. 그 후 우여곡절을 겪다가 47세에 늦깎이 대학생이 되어 50대에 박사학위를 받고 영남이공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유퀴즈 등 여러 방송과 언론에 조명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그를 보필해 준 아내에게 격려가 쏟아졌다. 산악연맹에서 오래 일한 인연으로 이 박사를 안내하게 된 김병회 전 회장은 “걷는 것이 우리보다 빠르다.”며, “왼발로 생활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라고 밝혔다.
경상북도 권영문 장애인복지과장은 “이철우 도지사님께서 걱정이 많으시다.”며, “경상북도에서 도울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도우라고 하셔서 찾아왔다.”고 했다. 이 박사는 2일 점촌북초등학교까지 걷고, 내일 점촌북초등학교-문경시청-영순면행정복지센터까지 걸은 후 월요일 쯤 경상북도 도청에 도착할 계획이다.
이후 의성-군위-대구를 거쳐 자신이 살고 있는 경산시까지 걷게 되면, 서울에서 경산까지 400km를 40여일 만에 종주하게 된다. 문경매일신문 고성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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