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경찰관들, 90세 전직 경찰관 따라 경찰유적지 탐방
“제 나이 스무 살 되던 해인 1949년 9월 16일, 경찰에 입직한 지 2개월 만에 공비들과 전투를 했고 온 몸은 피범벅이 되었습니다. 70년 전의 전투지를 젊은 순경들과 다시 와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1930년 생으로 1949년 9월 16일 당시 산북면 내화리 노루목고개에서 무장공비들의 습격으로 12명의 경찰관과 동로면장, 2명의 민간인이 순직한 사건에서 생존한 김상태 옹(1985년 6월 30일 경위로 문경경찰서 퇴직)의 말이다.
문경경찰서(서장 박명수)는 6월4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와 겨레를 위해 산화한 순국 경찰관들을 기리기 위해 서장과 각 과장, 신임 순경 7명, 나종택 경상북도 경우회장, 엄상윤 문경시 경우회장, 류찬모 문경경찰발전위원장, 신상태 보안협력위원장 등 전현직 경찰관, 시민 등 40여명이 산북면 내화리에 있는 경찰전공비를 참배했다.
문경경찰은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제 막 경찰생활을 시작하는 순경들의 내 고장 경찰역사 순례길을 마련, ‘경우회 선배님과 새내기 순경이 함께하는 경찰유적지 탐방’행사를 가진 것이다.
이 길을 안내한 김상태 옹은 붉어진 눈시울을 애써 감추며, “1949년 9월 16일 새벽 3시경 동로지서 경찰관들과 공비들이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는 전갈을 동로지서로부터 점촌우체국을 통해 받았다. 그 새벽에 비상소집을 해서 동로로 출발했다.”고 했다.
이 사건은 당시 공비들로부터 동로지서(현 동로파출소)가 습격당하였다는 전갈을 받은 이무옥 문경경찰서장 등 30명의 경찰관들이 새벽 4시40분경 출동해 산북면 내화리 노루목고개를 지나던 중 공비들로부터 기습을 받은 것이다.
당시 30명의 경찰관 중 현재 김상태 옹(90세)이 유일하게 생존해 있다.
엄상윤 경우회장은 신임 순경들에게 “여기 잠들어 계시는 선배 경찰관 열 두 분 중에 일곱 분이 여러분과 같은 연령대의 순경들이었다. 동로지서가 습격 받았다는 연락을 받자 기꺼이 출동하여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선배 경찰관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관이 되어 달라.”고 했다.
이날 탐방한 경찰전공비는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문경군민의 이름으로 1954년 12월 25일 건립됐고, 1980년 12월 20일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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