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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에서 단종(端宗) 시신 수습한 엄흥도 선생 향사(享祀)
문경시 산북면 내화리 충의각(忠毅閣)에서
등록날짜 [ 2012-04-05 17:16:35 ]

문경에서 단종(端宗) 시신 수습한 엄흥도 선생 향사(享祀)
문경시 산북면 내화리 충의각(忠毅閣)에서

조선조 비운의 왕인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른 후, 세상을 피해 떠난 충의공 엄흥도(嚴興道) 선생의 향사가 문경시 산북면 내화리 ‘충의각(忠毅閣)’에서 4월 5일 봉행됐다.

이날 향사는 영월 엄씨 화장문파 엄재익 종손이 초헌, 엄주팔 후손이 종헌으로 봉청되었으며, 특별히 현한근 문경문화원장이 아헌관(亞獻官)으로 봉청되었다.

충의각과 관련 비석, 충절의 상 등은 2007년 충의공의 22세손인 엄태우 아시아트레이딩 대표가 중심이 돼 조성했으며, 그 후 매년 충의공의 후손과 지역 사람들이 모여 향사를 올리고 있다.

충의공 엄흥도 선생은 단종이 영월로 유배 왔을 때, 영월부의 호장 직에 있었던 관리로서 지극히 인간적인 의(義)로써 단종을 모셨다.

그러다가 1457년 10월 24일 금부도사 왕방연이 가지고 온 사약을 받고 17세의 어린 나이로 단종이 숨을 거두었을 때,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는 자는 3족(본가, 외가, 처가)를 멸한다는 추상같은 어명 속에서도 단종의 시신을 세 아들과 수습해 장례를 치르고, 이 사실을 계룡산 동학사에 있는 생육신 김시습에게 알린 후 세상을 피해 행방을 감췄다.

그의 아들 셋도 영월을 떠나 세상으로부터 몸을 숨겼는데, 한 아들은 문경시 산북면 내화리로, 또 한 아들은 산양면 위만리로, 막내아들은 울산으로 흩어졌던 것이며, 그런 연유로 영월 엄씨들이 현재 문경지역에 많이 세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의공은 200여년이 지난 현종 9년(1668)에 복호되어 그의 자손들이 등용될 수 있게 되었고, 영조 때 정문(旌門)이 세워지고 공조참판에 추증되었으며, 고종 때 공조판서에 추증되었다.

영월부 관풍헌 동쪽에 있는 누각에는 단종이 피를 토하며 운다는 자규(소쩍새)의 한을 담은 시를 읊었다는 '자규루'가 있는데, 이에 차운해 지은 충의공의 시는 애틋한 충신의 소회가 담겨 있어 옷깃을 여미게 하고 있다.

(단종의 ‘자규루’)
달 밝은 밤에 두견새 두런거릴 때
시름 못 잊어 누대에 머리 기대니
울음소리 하도 슬퍼서 나 괴롭구나
네 소리 없다면 내 시름 잊으련만
세상 근심 많은 분들에게 이르노니
부디 춘삼월엔 자규루에 오르지 마오

(엄흥도의 차운시-次韻詩)
한번 영월에 오시더니 환궁치 못 하시옵고
드디어 흥도로 하여금 두려운 가운데 돌보시게 하였도다.  

작은 벼슬아치 육순에 충성을 다하고자 하거늘
대왕은 17세의 운이 어찌 그리 궁하신지

높이 뜬 하늘에는 밤마다 마음의 별이 붉고
위태로운 땅에는 해마다 눈물비가 붉도다.

힘없는 벼슬아치 의를 붙들고 일어서서
홀로 능히 이 일을 왕께 말씀드리려 하노라.

또한, 충의공은 단종의 시신을 장사지내려 할 때 주위 사람들은 후환을 두려워하여 간곡히 말렸으나, “옳은 일을 하다가 그 어떠한 화를 당해도 나는 달게 받겠다(爲善被禍吾所甘心)”라는 말을 남겼고, 그 후손들은 이 말을 지금까지 받들고 있다고 한다.

충의공 엄흥도 선생은 영월 엄씨 시조인 엄임의(嚴林義)의 12대 손으로 엄한서(嚴漢著)와 원주 원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엄임의는 중국 한나라 때 대학자인 엄자릉(嚴子陵)의 후예로 당나라 때 음악을 전파하는 사신인 파락사(坡樂使)로 임명되어 부사(副使) 신경(辛鏡)과 함께 신라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려 때 원외랑(員外郞) 벼슬을 역임하다가 신경과 함께 산수가 빼어난 영월을 관향(貫鄕)으로 삼아 정착하였다. 그 후 두 사람은 결의형제를 맺게 되었으며, 엄씨들은 하송리 은행나무 근처에 행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영월 신씨들은 영흥리 물거리 부근에 이화정을 세운 채 두 집안은 후손 대대로 의좋게 살아오다가 단종과 연을 맺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이 충의각 외에 영월 창절사(彰節祠)와 장릉 경내의 충신각, 문경 의산서원(義山書院), 문경 산양면 위만리의 충절사에서는 엄 충신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숙 대표 (shms2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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