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고씨 예동문중 영고사 춘계향사 봉행  문경에 세거하고 있는 고씨 예동문중은 18일 문경시 흥덕동 예동마을 영고사(潁皐祠)에서 20여 명의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춘계향사를 봉행했다.
영고사는 400여 년 전 흥덕 예동으로 입향한 태촌 고상안 선생과 그 후손인 낭옹 고세장, 남애 고일취 선생을 모신 문중불천위 사당이다.  이날 향사는 고근환 후손의 주관 아래 헌관과 집사를 분정했다. 그 결과 고만원 초헌관, 고창환 아헌관, 고우현 종헌관, 집례 고세창, 대축 고재흠, 판진 고재인, 봉향 고성원, 봉로 고재홍, 사준 고영목, 봉작 고조림, 전작 고성환, 알자 고환으로 정했다.
이어서 11시부터 영신례, 전폐례, 축문낭독,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철변두, 송신례, 망료의 순서로 진행했다.  사당의 주벽인 태촌 고상안(高尙顔) 선생은 1553년 출생해, 1573년(선조 6) 진사시에 합격하고, 1576년(선조 9)에 식년시 문과에 급제해 출사했다.
그의 행장 중 특징은 1581년 부모 봉양을 위해 함창현감에 임명되었을 때 문경시 점촌 일대 논에 물을 댈 수 있는 수정보를 축조해, 몽리자들이 영세불망비를 바위에 새겼다.  또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문경에서 의병을 일으켰고, 1594년 삼가현감 때 권율의 천거로 무과 별시 시관으로 차출, 과거시험 동반인 이순신 장군과 보름동안 같은 병영에서 생활한 인연으로 이순신 장군의 얼굴 모습을 글로 남겼다.
특히 1609년(광해 원년)에 33년간의 벼슬에서 물러나 이 마을에 들어와 살면서 가동들에게 농사를 잘 짓는 법을 가르치는 것을 일과로 삼았고, 그 결과 1619년에 농가월령(農家月令)을 짓고, 한글로 토를 달아 농민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종헌관으로 참석한 고우현 전 경상북도의회 의장은 “세태가 많이 변해 향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있고, 참석하는 분들의 연세가 높아지고 있다”며, “전통이 잘 이어졌으면 좋겠는데, 현실이 따라 주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경매일신문 이민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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