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문경새재로 통한다! [사이버오로] 정용진 전무 북쪽 서울에서 남녘으로 달려 내려오는 동안 줄곧 평탄하던 산세가 우묵 깊어지는 곳. ‘영남제일의 관문’ 새재는 깊다. 주흘산을 온통 물들이는 단풍도 깊다. 문경사람들의 마음도 깊다. 모든 것이 깊디깊은 이곳 문경의 단풍철이면 예외 없이 바둑대회가 열린다.
문경새재배는 바둑과거장(科擧場)이다. 옛날에는 영남의 인재들이 청운의 뜻을 품고 한양으로 향했던 관문. 지금은 이 관문을 통해 바둑고수들이 반상 장원급제를 꿈꾸며 문경에 모인다. 누구는 ‘과거길에서 바둑고수의 길로 문경새재배가 다가온다’고 했다. 새재에 서면 자연 과거와 현세를 아우르게 된다. 문경이 깊은 까닭이 있다. 하고 많은 바둑대회 중에 문경새재배가 유독한 이유가 있다. - 우선 프로와 아마추어가 다 같이 경연을 펼치는 유일한 장(대회)이다.
- 전국대회로는 예산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는 여자프로기사들이 참가할 수 있는 여자오픈최강부까지 신설하면서 3,500만원을 증액해 총 2억 3,500만원이 되었다. - 문경은 신현국 시장을 비롯해 모든 이가 ‘바둑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찐 바둑팬들로 똘똘 뭉쳤다. 진심 어린 이들이 준비하는 대회는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 바둑에 진심인 문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레전드리그(시니어리그) 팀까지 창단했다. 관문(關門)은 벽이자 통로다. 안이자 밖이다. 이것은 소통의 혈(穴)이다. 천혜의 새재를 품고 있는 문경이 “긍정의 힘! Yes 문경”으로 브랜드슬로건을 정한 것은 절로 수긍된다. 바둑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手談) 이심전심의 게임이다. 통로의 문경사람들이 소통의 바둑대회, 문경새재배를 만든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어쩌면 운명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진실로, 바둑에 진심인 문경은 ‘바둑의 고장’이다. 새재는 이제 바둑의 관문이다. 문경은 바둑으로 통한다. 17회 문경새재배가 11월 8일 오후2시 문경실내체육관에서 오픈최강부 예선전을 시작으로 개막했다. 개막식은 9일 오후1시에 열었다. 본선 64강에 뛸 선수들을 가리는 예선전(토너먼트)을 앞서 치렀다. 오픈최강부를 하루 먼저 치를 수밖에 없는 것이 프로, 아마 망라하여 256명의 선수가 참가하였기 때문이다. 프로 참가자만 133명. 중국 난양배에 출전한 직후 다음 주 초 삼성화재배 본선을 준비하고 있는 톱랭커 다섯 명을 제외한, 랭킹6위 강동윤 9단 이하 대부분 기사가 참가했다. 일본의 나카하마 고노스케 선수와 대만의 리자신 선수 등 외국 프로기사(일본 4명, 대만 2명)와 아마추어(일본 6명, 태국,1명, 베트남 1명)에서 모두 14명이나 걸음했다.
8일 64강을 가린 결과 지난해 우승한 안성준 9단을 비롯해 출전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은 강동윤 9단 등 강자들이 무난히 본선에 올랐다. 다만 예선에서 전기 우승자와 너무 일찍 맞닥뜨려 탈락한 이원영 9단이 눈에 밟혔다. 예선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패자부활전 격으로 마련한 3인 단체전에 신청, 출전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문경새재배는 10일까지 사흘간 문경 실내체육관에서 연다. 8일(금) 스타트한 오픈최강부를 필두로 기타 부문은 9일(토) 오후1시 개막식 이후 대국을 시작했다. 대구경북 초등부와 문경경북부는 10일(일) 오전10시부터 경기를 시작한다.
각 부문 우승자와 입상자에게는 상금을 수여한다. 오픈최강부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00만원이다. 여자오픈최강부 우승상금도 1000만원이다. 17회 문경새재배 전국바둑대회는 문경시체육회가 주최하며, 문경시바둑협회 주관, 문경시, 문경시의회, 한 재단법인 한국기원, 사단법인 대한바둑협회, 경상북도바둑협회, 바둑TV, K바둑, 사이버오로가 후원한다. 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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