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신현련 씨, 제45회 근로자문학제 은상 수상 문경시 문경읍 평천리에 거주하면서 모전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신현련(61) 씨가 9월 20일 발표된 ‘제45회 근로자문학제’에서 시 부문 은상을 수상해 상금 100만원을 받게 됐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KBS가 공동주최하는 이 문학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지난 6월 30일 작품 접수를 마감하고, 8월 2일 1차 심사발표, 9월 7일 2차 심사를 거쳤고, 오는 11월 2일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문학제는 시(시조 포함), 소설, 극작(희곡, 시나리오, 단편드라마 등), 수필 부문으로 열려 대상(고용노동부장관상) 1명은 상금 400만원, 각 부문 금상 1명은 상금 200만원, 은상 1명은 상금 100만원, 동상 4명은 상금 50만원이 주어지며, 올해 대상은 소설부문이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수상한 작품은 시 ‘카나리아’로, 90세를 훌쩍 넘긴 어머니의 젊은 시절 행상(行商)을 소재로, 문경시 불정 탄광 안의 카나리아를 모티브로 했다. 광산의 갱 안에서 산소분압 측정기로 이용한 카나리아를 시로 승화한 것이다.
신현련 씨는 선대가 글을 하는 집안으로 할아버지 신태영 선생은 선비들의 고장인 갈평지역 구로계 회원으로 많은 글을 남겼으며, 아버지 신강 선생도 많은 비문과 상량문을 짓는 한편, 붓글씨에도 능해 문경읍에서 서실을 운영하다가 별세했다. 이런 가풍을 이어받은 신 씨는 젊은 시절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포항문학에서 수상하기도 했으며, 2018년부터 문경문인협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해 지역문단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향순 문경문학아카데미원장은 “신현련 씨의 시는 누구나 쓸 수 없는 시어와 깊은 사유, 번쩍이는 발견이 있어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상작품이다. [카나리아] 신현련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우리들은 어머니의 숨으로 살았다 시꺼먼 강물이 흐르는 불정은 바람도 검어 사나흘씩 행상 떠난 어머니는 불정의 탄가루를 뒤집어쓰고 오셨다 어머니도 노랗게 빛나는 깃털을 가졌다는 건 아버지를 맞이할 때 후다닥 얼굴을 훔치던 모습에서 알았다 날갯짓이 버거워질수록 아내는 사라지고 어머니만 남은 손가락은 갱도처럼 구불구불해졌다 탄광 사택을 낮게 날을수록 책가방은 커지고 논밭은 늘어났다 멈추면 식구들이 길거리에 나앉는 줄 알고 석탄을 싣고 달리던 기차처럼 옷 보따리를 물고 나르다 망가진 날개 탄광은 문 닫아도 관광 불정은 열렸는데 혼자서는 아무 데도 못 가는 어머니는 불정에 갇혔다 문경매일신문 고성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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