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휠체어를 타고 내려온 천사’ 낸 이경희 시인 사경 헤매는 시인 위해 ‘바낭본’에서 출판 비용 부담  “작고 여린 몸으로 써온 그녀의 시는 민들레 같다. 노오란 꽃의 시간을 지나 보송보송 부풀어 오른 홀씨가 된 시. 그녀가 만들어낸 작고 소중한 시의 씨앗들이 세상으로 날아가 누군가의 가슴을 빛내주고 달래 주기를 소망한다.” -엄다경 시인
문경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경희 시인이 최근 시집 ‘휠체어를 타고 내려온 천사’를 발간했다. 자비 출판이 아니라, 좋은시바르게낭송하기운동본부(이하 ‘바낭본’) 회원 108명이 십시일반 후원해 발간한 시집이다. 작가사상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이경희 시인이 최근 병원에 입원해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1959년생으로 66세라 아직은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나이였다. 그러나 이 시인은 태어날 때부터 소아마비로 사지를 쓰지 못하고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었고, 이번에 혀가 빠져나와 아무것도 먹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면회를 왔던 바낭본 황봉학 지도교수와 일행은 울먹였다. 평생을 자신보다 남을 위한 봉사로 살아온 시인의 모습이 너무 허무하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이튿날 황봉학 교수는 바낭본 회원들에게 이 시인의 고귀한 삶을 소개하고, 2017년 문단 등단 후 한 번도 내지 못한 시집을 내주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회원들은 한 시간도 되기 전에 40명이 댓글을 달고, 응원과 후원의 글을 쏟아냈다. 그리고 하루 만에 106명의 회원이 동참하겠다고 동의했고, 최종적으로 108명이 후원했다. 김동희 부본부장은 “많은 분이 동참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그 덕분인지 이경희 시인이 말문이 트이고 미음을 먹을 수 있는 기적도 일어났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희망을 잃지 않고 쾌유하시기를 기도하며 휠체어를 타고 내려온 천사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고 밝혔다. 이경희 시인은 고아 23명을 돌본 공적으로 1994년 문경시장 표창을 받았고, 2022년에는 경상북도로부터 자랑스러운 도민상을 받기도 했다. 이 시집에는 ‘하얀 눈물’, ‘너를 만난 봄’, ‘황소바람’, ‘식구’, ‘밤을 달리는 남자’ 등 50편의 시와 ‘공유보다 사유가 많은 시대’ 등 수필 6편, 오미자를 인터넷으로 판매하며 겪은 내용이 담긴 ‘제1회 문경오미자 체험수기’ 금상 당선작품이 실렸다. 가격은 1만5000원이며, 도서출판 명성서림에서 출판했다. 문경매일신문 이민숙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