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내방가사낭송회, 전국내방가사경창대회 인기상 수상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목록으로 등재된 내방가사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내방가사보존회(회장 이선자)가 11월 14일 안동시민회관에서 개최한 ‘제25회 전국내방가사경창대회’에서 문경내방가사낭송회(회장 김종은)가 인기상을 수상했다.
이날 전국에서 20명(팀)이 참가해 벌인 경연에서 문경내방가사낭송회는 ‘문경연가’를 5명의 회원들이 합송(合誦)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내방가사 소리는 정해진 악보가 없이 사람마다 개성에 따라 부름으로써 여러 명이 같이 부르는데 한계가 있으나, 문경팀은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같이 전수받고, 같이 익혀 합송이 가능했고, 그런 광경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없는 모습이다. 내방가사는 18세기 이후 유행했다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산업화 등을 거치면서 거의 사라졌지만, 안동을 중심으로 경북지역에서 그 명맥이 실낱같이 이어졌다. 이때 끊어지려는 내방가사의 가치를 알아 본 이선자 이사장이 1997년 안동내방가사전승보존회를 창립하고, 사비를 들여 30여년 전승 보존해 왔으며, 안동을 넘어 전국적으로 내방가사를 발굴 전승하기 위해 전국내방가사경창대회를 개최해 25회를 이어왔다. 그리고 2022년 11월 26일 ‘내방가사’ 347점이 제9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으로 등재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내방가사>는 여성들이 공동으로 창작하고 낭송하면서 기록한 여성들만의 문학 장르로, 1794년부터 1960년대 말까지 창작된 작품이다. <내방가사>는 16~17세기부터 일부 여성들에 의해 창작되기 시작한 후, 18세기를 거쳐 19~20세기에 여성 문학으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 한국은 유교적 이념과 남성 중심주의가 주류 문화를 형성하고 있어 비록 상류층에 속하는 여성일지라도 교육과 사회참여는 거의 불가능했다. 여성들은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삶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글을 배우는 것도 어려웠다. 이런 환경에서 <내방가사>는 동아시아의 강한 남성중심주의 사회를 바라보는 여성들의 시선과 이를 극복해 보려는 그들의 노력이 녹아 있는 기록이다. 문경에서는 2017년 문경문화원이 책 속에서만 전해오는 문경의 내방가사를 낭송할 수 있도록 복원하기로 하고, 이선자 회장을 초빙해 2019년 8월 12일 여성생활문화전승 사업으로 ‘문경 내방가사(內房歌辭) 낭송반-이내 말씀 들어 보소’를 개강, 4개월 간 교육을 거쳐 문경내방가사낭송회를 창립했다.
이후 문경내방가사낭송회는 회원 10명 이상이 합송하는 유일한 단체로 인정받았고, 전국대회 입상, 문경시내 공연을 여러 차례 펼쳐 호평을 받았다. 김종은 회장은 “문경문화원에서 내방가사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복원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됐고, 그동안 많은 공부와 학습으로 점점 발전하는 가운데, 오늘 영광을 안아 기쁘다.”고 말했다. 문경매일신문 고성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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