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사리는 시장님, 표류하는 문경시정
“새 문경시장님의 업무스타일이 너무 두루뭉술한 것 같습니다. 몸을 너무 사려 공직사회에 일을 대충 처리하려는 복지부동 바람이 일까 걱정됩니다.”
4`11 문경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고윤환(54) 문경시장의 업무 스타일을 놓고 말들이 많다.
고 시장은 최근 한 공식석상에서 “시장 스스로가 절대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선거운동 기간 약속한 2015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성공 개최와 관련해서는 “문경에 부채를 안기게 하는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성공 대회의 필수 추진 사안인 선수촌 건립도 쉬운 문제가 아닌 만큼 검토하겠다”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시장이 총대 메는 일은 안 하겠다는 말이 아니냐”며 “추진도 안 해보고 ‘쉽지 않은 일’ 운운하며 벌써 몸부터 사린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고 시장은 문경새재영상문화단지 장소 변경 논란, 문경레저타운과 시민주회사 ㈜문경관광개발과의 관계, 채문식 전 국회의장 도심 흉상 건립 등 주민 간 찬반 논란이 있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능동적으로 해법을 제시하거나 갈등 조정에 나서기보다는 ‘검토 중’이라며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경 지역 최대과제인 ‘화합’ 문제에 대해서도 주인공이어야 할 문경시장의 목소리는 내놓지 않고 지역 원로들과 정치인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고 시장의 ‘언행’을 두고 ‘2년 뒤 또 선거를 의식한 지나친 몸조심 전략’이라는 비판과 함께 ‘애향심 결여’라는 비판도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새 시장이 행정 경험은 많지만, 최종결정을 내리는 지도자 경험은 전무한데다 문경에서 활동 경력이 전혀 없어 지역의 현안과 실상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보궐선거 이후 쇄신과 변화를 기대했던 주민과 시청 직원들은 오히려 문경 행정이 뒷걸음질치지 않겠느냐는 우려감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새 시장은 중단 없는 문경 발전을 위해 과감한 추진력을 발휘해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매일신문 5월2일 사회면보도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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