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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에 오시거든.....
40년 전통 ‘새재할매집’을 찾아보시라.
등록날짜 [ 2012-07-08 01:30:26 ]

문경새재에 오시거든.....
40년 전통 ‘새재할매집’을 찾아보시라.

문경새재가 지금은 연간 400만 명 이상 찾아오는 국민관광지가 되었지만, 이렇게 호황을 이룬 것은 20년 남짓하다. 그 전에는 연간 20~30만이 찾아 왔을까?

그러던 것이 2000년에 KBS가 특별기획 대하드라마 ‘태조왕건’의 제작을 위해 문경새재 제1관문인 주흘관 안쪽에 ‘KBS 문경촬영장’을 문경시와 함께 만든 후 문경은 완전히 천지개벽했다.

65,755㎡의 부지에 왕궁 2동, 기와집 42동, 초가 40동 등을 지은 국내 최초의 이 야외 촬영장은 문경의 오늘이 있으리라고 그때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가운데 오늘과 같은 전대미문의 효과를 가져왔다.

지방자치제 시행 후 처음으로 실시된 민선 단체장 시대가 개막되고, 문경시를 먹여 살리던 석탄탄광이 폐광되어 문경시의 앞날은 막막하기만 했고, 새로운 지역발전 동력을 만들기 위해 골몰하던 그 때 이 사업은 문경의 굵은 효자가 되었다.

당시 KBS 촬영장 건설계획을 입수한 문경시는 인맥을 총동원, 촬영장 유치를 이끌었다.

그리고 여기서 촬영된 ‘태조왕건’이 공전의 히터를 기록했고, KBS는 이를 알리기 위해 문경 현지에서 ‘6시 내 고향’을 방송하거나, ‘열린 음악회’, ‘전국노래자랑’ 등을 잇달아 방영. 문경은 어느 날 아침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모를 수가 없는 곳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문경새재에는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20만명을 갓 웃돌던 관광객이 갑자기 100만명, 200만명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몰려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부대시설들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진작 조성해 놓았던 집단시설지구 토지에는 잡초로 무성해 있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온갖 상가시설이 속속 들어섰고, 노점상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모두가 손에 돈을 들고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그 중 문경새재의 터주 대감으로 30여 년을 지켜온 ‘새재할매’가 운영하는 ‘새재할매집’은 몰려오는 손님을 다 받지 못하도록 성시(盛市)를 이뤘다. 그리고 그 명성은 지금도 쭉~ 이어지고 있다.

‘새재할매집’은 원래 1관문에서 여궁폭포로 올라가는 계곡에 탄광 숙소 같은 건물로 영업을 해 왔었다. 그러면서 문경새재의 숨은 풍광을 찾아 가끔씩 찾아온 우리나라 정관계 거물들을 ‘새재할매’는 다 만났다.

‘새재할매’는 토종닭 백숙을 잘 했고, 할매가 최초로 개발한 돼지고기 석쇠구이는 아주 특별한 메뉴였다. 할매는 옛날식 부엌 연탄불 아궁이에서 허리를 꾸부리고 석쇠에 양념을 발라 돼지고기를 구어 손님에게 들였다.

대부분 식당에서 손님들이 직접 구어 먹여야 했던 시절. 할매가 부엌에서 구어 손님은 먹기만 하도록 체계를 바꾼 혁신이 고급 손님들을 불렀다. 여기에 할매만의 독특한 손맛으로 저민 양념 돼지고기는 고소하고 쫀득쫀득했다.

이 맛을 지금 현재의 곳으로 이전해 온 할매집은 그러니 성업일 수밖에. 다른 집엔 손님이 한산해도 이 집은 365일 하루도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비결이 아니라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맛의 장인(匠人)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할매의 푸근한 인심도 손님을 끄는 매력이다.

그 할매가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지 어언 4년. 할매의 맛을 이어받은 외아들이 쉼 없이 석쇠구이를 조리하고 있다. 찌는 더위 속에서 새로운 약돌돼지를 재료로 구어 내는 맛은 또 다른 현대인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정직한 재료와 성실한 젊은 내외가 오늘도 할매의 그때 그 맛을 재현하고 있다.

‘새재할매집’에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약돌돼지 양념석쇠구이’를 맛보고 문경새재를 국민관광지로 발돋움 시킨 촬영장을 거쳐 문경새재를 걷는다면 1년 건강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촬영장을 병풍처럼 감싼 조령산은 고려의 수도인 개성의 송악산과 흡사하고, 후백제 왕 견훤이 문경 출신이라는 역사를 떠올리며 걸어 보라. 그리고 이곳에서《태조왕건》을 비롯해 《제국의 아침》, 《무인시대》, 《대조영》 등이 촬영되었으며, 2008년 《대왕세종》 촬영을 위해 고려시대 건물을 헐고 조선시대 건물로 개축한 사실. 70,000㎡ 부지에 광화문, 경복궁, 동궁, 서운관, 궐내각사, 양반집, 초가 등 4구역에 130여 동의 세트 건물이 있다는 것도 생각하면서.

또한, 이곳은 문경새재도립공원 지역으로 문경관문, 자연생태공원, 옛길박물관 등 다양한 역사적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고, 조령산과 주흘산이 가까워 등산 코스로도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라.



이민숙 대표 (shms2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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