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오미자 명성에 흠집날라”
거액 보조금 허위로 수령, 수입산 색소 섞어 유통
전국 최대 오미자 도시 문경시가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한 지역의 대표적 오미자 가공업체에서 잇단 불법행위가 터져 나오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문경시가 자랑하는 오미자와인 업체 대표가 보조금을 허위로 타낸 혐의로 구속되는가 하면 한 대형 가공업체는 현행법상 천연식품에 첨가할 수 없는 수입산 고농축 색소를 섞어 유통하다 경찰에 적발되는 등 문경오미자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지청장 김욱준)은 최근 문경 오미자 와인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문경 S주조 J(40) 대표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동업자 S씨, 건설업자 A씨와 K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J 대표는 2011년 8월 문경시 동로면에 오미자의 수정동굴 저장시설 등을 위해 국가보조금 7억원(국비 5억원, 도비 6천만원, 시비 1억4천만원)을 교부받았다.
하지만 J 대표는 동굴 전체에 저장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사업계획서와 달리 동굴의 상당 부분 공간에 보조금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음식점(동굴 카페)을 만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공사 및 시설대금을 부풀린 후 보조금 중 일부를 시공업체들로부터 되돌려받아 대부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보조금 5억원을 허위로 신청해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보조금 환수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문경시에 통보했다.
또 문경시 등으로부터 보조금 1억8천만원을 지원받은 문경 D식품 B(50) 대표는 지난달 24일 오미자차와 오미자청에 400∼500배의 붉은색 착색 효과를 내는 네덜란드산 '베리류 색소'를 섞어 전국에 유통하다 울산 경찰에 적발돼 관련자 6명과 함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오미자를 많이 넣지 않고 소비자의 눈을 속이기 위해 이 색소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경시는 해당 업체에 대한 허가 취소와 보조금 환수를 추진하면서 27개 지역 가공업체의 전수조사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더 이상의 뾰족한 수습책이 없어 파문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2005년 농가소득 40억원에 불과하던 오미자가 7년 만에 1천억원대 소득 작물로 발전하는 동안 생산과 가공에만 정신없이 매달려온 것 같다”며 “이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철저한 보조금 및 제품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매일신문 상주 문경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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