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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따라 세월 따라) 1. 배금성-사랑이 비를 맞아요
작가 고성환
등록날짜 [ 2023-09-21 11:24:45 ]

(노래 따라 세월 따라) 1. 배금성-사랑이 비를 맞아요

작가 고성환



노래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zxKPh8P5lV4

 

 

문경에서 최고 인기가 있는 윤석구 가수를 2007년에 만났다. 문경문화원 사무국장으로 48세 무렵, 문화원이 옛날 소방서 건물에 있을 때 노래교실을 열겠다고 찾아와서 만난 것이다.

 

그러나 그 만남은 문화의 충격을 주었다. 문화원이 공자왈 맹자왈하는 곳인데, ‘딴따라가 들어온다는 것이 어색했다. 문화원 3층에는 문경유림단체협의회가 있었고, 거기에는 문경향교, 성균관유도회, 성균관청년유도회, 박약회, 담수회, 단군정신선양회, 조령한시회가 있었다. 여기에 출입하시는 어르신들은 누가 봐도 공자왈 맹자왈이 어울리시는 분들이었다. 이 분들은 문경의 역사와 문화를 이어오신 버팀목이셨고, 후원자들이셨다.

 

그런 곳에 노래교실을 연다는 것은 결단이 필요했다. 윤 가수야 그런 사정을 알 리가 없고, 알 필요도 없었으나, 우리 내부적으로는 많은 근심을 안겼다.

 

문화원은 뭘 하는 곳이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했다. 또 내가 문화원 사무국장이 되었다고 하니까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 질문을 했었다. 나는 뭘 하러 왔고, 무얼 해야 하는가? 분명히 문화원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곳이지만, 딱히 무엇을 하는 곳인가? 하는 질문에는 한마디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문화원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었다. 법령, 정관부터 살펴보니 목적, 사업이 있어 얼개를 역을 수 있었다. ‘문경의 정신을 담는 그릇, 문경의 혼을 펼치는 마당은 그때부터 찾고 찾아 수년 뒤에 나온 결과였다.

 

문경의 정신을 담는 그릇은 문경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는 것으로 구현되고, ‘문경의 혼을 펼치는 마당은 기록과 전해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구현되는 것이었다.

 

경상감사교인식과 도임행차 재현, 고유제 봉행, 경로효친 수기 공모..... 등등 문화원의 사업들이 모두 기록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것들이고, 이를 1967년부터 해 온 것이었다.

 

그런 저런 고심 끝에 문화원 노래교실이 열렸다. 그런데 뜻밖의 대박이 터졌다. 100명 넘는 사람들이 월 1만원씩 수강료를 내고 등록했다. 대부분의 강좌가 시에서 무료로 실시하던 마당에 유료 강좌에 사람들이 몰렸으니, 문화원 다른 강좌에 비해 들썩들썩했던 것이다. 그렇게 만나 어르신문화학교로 이어지고, 10여년 문경문화원이 전국에서 알아주는 문화원으로 알려지는데 기폭제가 되었다.

 

그로부터 나는 신유의 시계바늘, 나훈아의 고장 난 벽시계, 강진의 삼각관계, 현숙의 물방울 넥타이 등을 배웠다. 2010년 전에 그 노래들을 배웠고, 몇 년 잘 우려먹었다.

 

지난해 퇴직하고, 다시 윤 가수와 만나 문화원 노래교실에 등록했다. 윤 가수도 몇 년 문화원에 강의를 하지 않다가 새롭게 시작했고, 나는 처음 문화원 수강생으로 만난 것이었다.

 

변변찮은 학력에 볼품도 없는 윤 가수지만, 그의 강의는 김동길 교수 못잖았고, 노래 꿰뚫음은 나훈아 못잖았다. 어디서 저런 지식과 요령을 터득했는지, 왜 사람들이 무료강좌를 두고 윤 선생한테 유료로 수강을 하는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처음 배운 노래가 바로 이 노래다. 배금성의 사랑이 비를 맞아요. 강의하러 오는 길에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듣고 선곡했다는데, 아주 정감이 넘치는 노래였다.

 

사랑이 비를 맞을 때

울어도 남들은 몰라

눈물인지 빗물인지

그 누가 알 수가 있나

딱 한 사람 당신만이

내 눈물 알고 있는데

왜 나를 사랑했나요

왜 나를 미워했나요

우산이 내 우산이 되어주세요

사랑이 비를 맞아요 

 

 

문경매일신문

고성환 편집국장 (shms20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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