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농업경영인회 황윤섭 초대회장, 책 내 화제 1980년대 말 도입된 농업경영인제도에 의해 처음으로 문경시 농업경영인회 회장으로 활동했던 황윤섭 무성탕 대표가 6월 10일 책을 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책은 지웅스님이 불교의 백 가지 교훈적인 비유를 모은 경전인 백유경(satavadana-sutra, 百喩經)을 소개하는데, 황 대표가 시적인 잠언(箴言) 39편을 같이 실어 펴낸 것이다. 무공이라는 아호를 쓰고 있는 황 회장은 제목 없이 쓴 8편의 시적 잠언을 비롯해 나의기도 1, 나의기도 2, 내려놓아라(放下着), 참회(慙悔), 나의 인연, 인생, 산다는 것 등은 이 책 백유경의 뜻과 상통한다. 그러나 ‘사는 게 다 그런 거더라’, ‘배짱’, ‘삼월을 보내며’, ‘돈’ 같은 작품은 시적인 은유와 이미지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중 ‘삼월을 보내며’란 시는 그 완성미가 있다. 삼월을 보내며 황윤섭 새벽 밤하늘 찬데 총총하게 놀던 별 하나 긴 꼬리 달고 여행을 가고, 반달은 저물고 있네. 거리는 조용하고 가로등 빈 이웃 지키는데, 불 꺼진 창문은 잠들고 사람들은 말이 없네. 옛 첫차 기적소리도 주말이라 잠에 빠졌는가, 희미한 평행선 끝이 없고 올라오는 여명도 황사바람 덮어쓰고 오는 봄은 늦기만 하네, 삼월은 가고 나면 작년 갔던 제비 돌아오려나, 빈 하늘 끝은 대답이 없네! 백유경(百喩經)은 5세기 인도 승려 상가세나(Saṅghasena 僧伽斯那)가 일반 대중들에게 불교적 깨우침을 주고자 짤막한 교훈적 우화들을 모아서 편찬한 100가지 이야기가 실린 경전이다. 그의 제자 구나브리디(Guṇavṛddhi 求那毘地)가 492년에 한문으로 번역했고, 여기에 실린 우화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음식에 소금을 넣어 맛을 내는 것을 보고 입에 소금을 가득 채워 넣고 고생한 바보 이야기, 손님에게 될수록 많은 양의 우유를 대접하기 위해 젖소를 송아지로부터 떼어놓고 젖을 짜지 않은 채 두었다가 막상 손님이 온 날에 젖이 안 나오는 젖소 앞에서 조롱당하는 어리석은 사람 이야기 등이 있다. 〈백유경〉에는 이러한 우화들이 원래 100가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98가지의 우화만이 전해지고 있다. 이 책에는 백유경의 98가지 이야기와 황 회장의 시적 잠언 39편이 180쪽에 실려 있다. 문경매일신문 고성환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