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갈벌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 올려

문경 갈벌 민간인 희생사건 유족회(회장 권세일)는 22일, 주민 4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문경읍 갈평추모공원에서 ‘문경 갈벌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를 봉행했다.
문경 갈벌 민간인 희생사건은 6‧25전쟁 전후, 군·경에 의해 사상 의심자로 분류된 민간인 22명이 불법적으로 희생된 비극이다. 지난 2010년 6월 3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규명’ 대상으로 인정했으며, 이듬해 유족회가 결성돼 2012년부터 매년 합동위령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위령제에서 권세일 유족회장은 “7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픔은 잊히지 않는다”며 “이제는 영면에 드셔서 그날의 공포와 두려움을 떨치시고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재선 문경읍장은 추모사를 통해 “반세기 넘게 편히 눈 감지 못했을 영령들을 위로하고, 유족들의 상처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위령제가 넋을 기리는 뜻깊은 장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4월 22일 최종 조사 결과를 통해 “국가기관이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을 구금·살해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법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국회에 피해자와 유족들이 실질적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 배제 법률 제정을 권고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공식 사과 ▷피해 회복 조치 ▷추모 사업 지원 ▷역사 기록 반영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을 촉구했다.
이번 위령제는 국가폭력의 진실을 바로잡고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역사적 과제를 다시 일깨웠다.
문경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