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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시간·항아리의 이야기, 문경이 빚은 증류주

이민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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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주조 ‘문희40’, K-라이스페스타 우수상으로 브랜드 가치 입증
쌀·시간·항아리의 이야기, 문경이 빚은 증류주
쌀·시간·항아리의 이야기, 문경이 빚은 증류주

한 병의 술에는 땅의 성질과 사람의 철학, 그리고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다. 문경의 쌀과 오미자, 전통 항아리와 오크통, 그리고 오랜 기다림이 만나 탄생한 전통 증류주 문희40’2025K-라이스페스타에서 국산 쌀 활용 우수 가공 제품 우수상을 수상하며, 문경 전통주의 브랜드 스토리를 전국 무대에 선보였다.

 

2025 K-라이스페스타는 농협경제지주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한 국내 최대 규모의 우리 쌀 소비 촉진 행사로, 전국 470개 업체가 참여해 780여 점의 쌀 가공 제품을 출품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문희40이 우수상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단순한 제품 평가를 넘어, 지역성과 장인정신을 담은 브랜드 서사가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희40은 문경의 대표 쌀인 새재청결미와 문경 특산물 오미자를 원료로 한다. 여기에 문경주조가 고집해 온 방식은 빠른 생산이 아닌 기다림의 미학이다. 발효한 술을 다단식 증류 방식으로 정제한 뒤, 유약을 바르지 않은 전통 항아리에서 4년간 숙성하며 숨 쉬듯 시간을 보낸다. 이후 버번 캐스크 오크통에서 1년간 추가 숙성을 거쳐 완성된다.

 

이 긴 시간의 축적은 맛으로 드러난다. 부드러운 목 넘김 속에 곡물 본연의 깨끗한 풍미가 살아 있고,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바닐라와 나무 향이 은은하게 이어진다. 알코올 도수 40도라는 숫자보다 먼저 다가오는 것은, 자극보다 균형을 택한 절제된 완성도다.

 

문경주조는 전통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경이라는 지역이 가진 자연과 농업, 그리고 사람의 손길을 하나의 브랜드 이야기로 엮어 왔다. 이러한 철학은 이미 여러 차례 성과로 이어졌다. 문희402025 대한민국주류대상 대상, 2024 대한민국 증류주 품평회 우수상을 수상하며 품질과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문경주조 관계자는 문희40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문경의 땅과 시간,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농산물과 함께 성장하는 증류주를 통해 문경을 대표하는 전통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문경의 맛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쌀 한 톨에서 시작해 항아리와 오크통을 지나 완성되는 한 병의 술. 문희40은 지금, 문경이라는 이름을 담은 브랜드 스토리로 한국 전통주의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문경매일신문

이민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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