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좀비워터나이트, 문경만의 여름 콘텐츠로 차별화

한여름 무더위와 오싹한 공포가 만났다. 여기에 실제 폐광 갱도까지 무대가 됐다. 올해 두 번째 열린 ‘문경 좀비워터나이트’가 문경만의 색깔을 갖춘 여름 대표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문경시는 지난 8일 문경에코월드 일원에서 개최한 ‘2026 문경 좀비워터나이트’를 많은 관광객의 호응 속에 마무리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문경 좀비워터나이트는 K-호러 영화의 주요 촬영지로 주목받아 온 문경의 특성을 살려 물놀이와 공연, 호러 콘텐츠를 결합한 이색 여름 축제다.
단순히 좀비 캐릭터를 내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문경에코월드와 은성갱도라는 실제 공간을 축제 콘텐츠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여름 물놀이 축제와 차별성을 보였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인 ‘은성갱도 좀비탈출’은 이번 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사계절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서늘하고 어두운 실제 갱도를 무대로 참가자들이 곳곳에서 등장하는 좀비를 피해 탈출하도록 구성했다. 인위적으로 만든 세트장이 아닌 실제 갱도가 주는 어둠과 냉기, 폐광 특유의 공간감이 더해지면서 참가자들에게 긴장감과 공포를 안겼다.
좀비 특수분장과 호러 페이스페인팅, 가족·친구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오싹네컷’, 호러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좀비 키다리 삐에로가 관광객들과 어울렸으며, 좀비와의 내기에서 이기면 문경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좀비대전’ 등 참여형 이벤트가 이어져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워터쇼 공연’에서는 시원한 물줄기와 신나는 음악이 어우러진 워터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무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은 물줄기를 맞으며 음악과 공연을 즐겼고, 한여름 밤 행사장은 거대한 물놀이장으로 변했다.
푸드존과 피크닉존, 포토존 등 편의·휴식 공간도 함께 운영하면서 호러 마니아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영역을 넓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축제에 대한 관심 증가다. 몇 주째 이어진 찌는 듯한 무더위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사전 신청자가 지난해보다 80% 증가했다.
2회째에 불과한 신생 축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경좀비워터나이트의 인지도와 관광객들의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축제는 문경의 기존 관광자원을 새로운 시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시켰다.
문경에코월드와 은성갱도는 이미 존재하는 관광시설이지만 여기에 ‘좀비’와 ‘호러’, ‘물놀이’라는 콘텐츠를 입히면서 여름철에만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변신했다. 특히 실제 갱도를 활용한 호러 체험은 다른 지역에서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문경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축제 규모를 키우는 것 못지않게 ‘문경=K-호러’라는 이미지를 얼마나 선명하게 구축하느냐가 과제로 보인다. 영화·드라마 촬영지와 에코월드, 은성갱도 등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하고 좀비 퍼레이드와 야간 호러 체험, 숙박형 프로그램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한다면 체류형 여름 축제로 발전할 여지도 충분하다.
여름 축제는 전국 어디에나 있지만 실제 폐광 갱도와 K-호러 촬영지라는 공간적 자산을 동시에 가진 곳은 흔치 않다. 이제 막 두 번째 무대를 마친 문경좀비워터나이트가 ‘문경에서만 할 수 있는 축제’라는 정체성을 더욱 확실히 구축한다면 문경은 새로운 K-호러 관광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학홍 문경시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문경 좀비워터나이트를 찾아 함께 즐겨주신 관광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문경이 가진 독특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K-호러 콘텐츠의 성지로 거듭나 ‘여름 하면 문경’이 바로 떠오를 수 있도록 축제와 체험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다고 말했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