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지홍기 칼럼]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 시대」: Ⅱ. 피지컬 AI의 기술적 토대

문경매일신문
입력
13) AI 뇌: 실시간 의사결정 AI
지홍기 |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전)국가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전)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 회장

생각하는 AI에서 판단하는 AI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 시대의 핵심은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즉시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이다. 현실 세계는 멈춰 있지 않다. 자동차는 달리고 사람은 움직이며, 위험은 예고 없이 발생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공지능이 의미를 가지려면 계산 결과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순간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존재여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실시간 의사결정 인공지능(real-time decision-making AI)이다. 이 기술은 피지컬 인공지능의 뇌에 해당하며, 기계가 현실 세계의 주체로 기능하게 만드는 출발점이다.

 

데이터 분석에서 순간 판단으로

기존 인공지능은 주로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이었다. 충분한 시간과 많은 자료가 전제된 환경에서는 효과적이었지만, 움직이는 현실에서는 한계가 분명했다. 피지컬 인공지능은 센서(sensor)를 통해 들어오는 방대한 정보를 즉시 처리해야 한다. 사람의 표정 변화, 차량의 급정거, 장애물의 돌발 등장 같은 상황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실시간 의사결정 인공지능은 이처럼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지금 당장 무엇을 할 것인지 판단한다. 이는 인간의 반사적 사고와 유사한 방식이다.

 

스스로 배우는 뇌, 강화학습

피지컬 인공지능의 판단 능력을 키우는 대표적 기술이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다. 강화학습은 정답을 미리 주지 않고, 행동의 결과에 따라 학습이 이루어진다. 성공하면 그 행동을 강화하고, 실패하면 다른 선택을 시도한다. 이러한 학습은 가상 환경에서 반복되는 시뮬레이션(simulation)을 통해 이루어진다. 수많은 실패를 안전하게 경험한 뒤 현실에 적용되는 구조다. 덕분에 로봇은 넘어지지 않는 방법을 스스로 익히고, 자율주행차는 복잡한 교차로에서도 판단 능력을 갖추게 된다. 

피지컬 인공지능 시대 인포그라픽 13
피지컬 인공지능 시대 인포그라픽 13

현장에서 판단하는 엣지 AI

실시간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기술은 엣지 인공지능(edge AI)이다. 이는 모든 판단을 중앙 서버(server)에 의존하지 않고, 현장에 있는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통신 지연이나 네트워크(network) 장애가 발생해도 작동해야 하는 재난 대응 로봇이나 무인 이동체에서는 필수 기술이다. 판단이 늦어지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엣지 인공지능은 피지컬 인공지능의 뇌를 현장으로 이동시킨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일상 속에 스며든 실시간 판단

실시간 의사결정 인공지능은 이미 일상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다. 자동차의 자동 긴급 제동, 공장의 로봇 충돌 방지, 엘리베이터의 이상 감지 시스템은 모두 순간 판단의 결과다. 특히 사람과 함께 일하는 환경에서는 판단의 속도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이 함께 적용되고 있다. 이는 기계의 판단을 인간이 이해하고 신뢰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다.

 

판단의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는 시대는 기술적 진보와 함께 사회적 질문을 동반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판단 기준은 누가 설정하는가라는 문제다. 인간은 경험과 윤리를 함께 사용하지만, 인공지능은 코드(code)와 데이터에 의해 움직인다. 실시간 의사결정 인공지능이 인간의 가치와 충돌하지 않도록 제도와 기준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뇌가 고도화될수록 통제와 신뢰의 문제는 더욱 중요해진다.

 

피지컬 AI의 뇌가 여는 미래

피지컬 인공지능의 뇌는 아직 인간의 뇌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판단 속도와 반복 학습 능력에서는 이미 인간을 넘어서는 영역이 나타나고 있다. 문경의 산업 현장, 교통, 안전 관리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생각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기계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실시간 의사결정 인공지능은 피지컬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계가 아닌 현실 세계의 행위자로 만드는 핵심 토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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