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소양서원, 배향인물 학술대회 가져

소양서원지 발간위원회(위원장 이동진)는 3일 문경문화원 강당에서 조선 후기 영남 유림의 정신적 기틀을 재조명하는 ‘소양서원 배향인물 5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지역 유림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후손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학술대회는 훼철과 복원을 거듭한 소양서원의 역사와 배향 인물들의 정신을 학술적으로 입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며, 한국국학진흥원 권진호 박사가 좌장을 맡아 다섯 선현의 삶과 당쟁의 격랑 속에서 지켜낸 지조를 심도 있게 다뤘다.
발표는 다섯 인물의 덕목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문경 유림의 정신적 기틀을 입체적으로 조명했고, 첫 번째로 난암 정언신 선생의 발표(신정일)는 기축옥사의 비극과 역사적 진실을 다루며, 억울한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은 충절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로 인백당 김낙춘 선생의 발표(김방울)는 을사사화 후 퇴계 이황의 학통을 이어 문경에 은둔하며 고결한 출처 관을 지킨 강직함을 규명했다.
세 번째로 고산 남영 선생의 발표(임노직)는 효심으로 의술을 익혀 선조의 편두통을 치유한 실용 정신을, 가은 심대부 선생의 발표(신두환)는 효종의 스승으로서 묘호 논쟁에 맞선 예학적 지조를 논증했으며, 마지막으로 가은 이심 선생의 발표(김주부)는 난세를 피해 농사지으며 학문을 지킨 은거 철학과 근기남인 학통의 계승이라는 가치를 조명했다.
발표 후에는 이남옥, 김현조, 부영근, 김형호, 김정민 등 지정 토론자들이 참여해, 다섯 선현의 삶이 노론·남인이라는 상반된 당파 속에서도 어떻게 문경에서 공존하고 교류하며 지역 유림의 정신을 세웠는지 그 다원적 학맥을 규명하는 열띤 종합 토론을 펼쳤다.
문경시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소양서원과 영류정 등 인근 유적을 활용한 ‘스토리가 있는 가은’을 주제로 문화유산 관광화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동진 위원장은 “이번 학술대회 결과를 통해 소양서원지에 충실히 담겨야 할 인물들의 개별적인 충절뿐만 아니라, 서원이라는 공간이 지닌 사상적 스펙트럼의 다원성을 학술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