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가엔 ‘방역복 땀눈물’, 조합장은 ‘120분 전신 마사지’

예천 지역 구제역 발생으로 문경시 전역에 최고 등급의 심각 단계 위기 경보가 내려진 엄중한 재난 시국 속에서, 지역 축산 농가를 대변해야 할 문경축협 조합장이 베트남 휴양지에서 ‘120분 전신 마사지’를 포함한 호화 외유성 관광을 즐긴 사실이 MBC 보도를 통해 폭로됐다. 내 삶의 터전이 무너질까 봐 죽을 힘을 다해 사투를 벌이던 농민들은 그야말로 배신감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3일 경북 예천 등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안동, 영주, 문경 인근 시군에는 가축 시장 폐쇄와 함께 48시간 이동 중지 명령이 떨어졌다. 지역 농민들에게 가축은 단순한 재산이 아닌 ‘자식’과도 같다. 농민들은 자식 같은 소와 돼지를 잃을까 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독한 소독약을 온몸에 뒤집어쓴 채 방역 전선에서 사투를 벌여왔다.
그러나 농민들이 방역복 속에서 땀 눈물을 흘리며 발이 묶여 있을 때, 문경축협 조합장은 베트남 나트랑으로 날아갔다. 취재 결과, 이들의 해외연수는 껍데기뿐이었다. 방역 관련 기관 방문은 단 두 차례 생색내기에 그쳤고, 밤마다 야간 시티투어를 돌고 ‘120분 전신 마사지’로 몸을 푸는 등 호화 관광 일정으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축산 농가의 방패가 되어주어야 할 수장이 오히려 농민들의 타들어 가는 가슴에 대못을 박고 불난 민심과 축산 농가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문경축협의 고질적인 방만 경영과 무책임한 관행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온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문경축협은 과거 시장 선거 당시 특정 후보 지원 및 직원 동원 의혹, 불법 사전 선거 의혹을 비롯해 선관위가 한우 브랜드 협의회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직접 고발했던 건까지, 조직을 마치 개인의 사조직처럼 주무른다는 비판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문경 지역 농민들과 조합원들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축협이 한 개인의 무책임으로 인해 통째로 썩어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지역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무조건 참고 좋은 게 좋은 것은 아니다. 썩은 부위는 단호하게 도려내야 조직이 살아난다”며, 문경축협 이사회가 당장 관련 절차를 밟아 조합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 모임 관계자는 “문경시청과 문경시의회 역시 이번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라며, “고강도 특별 감사를 통해 줄줄 새는 보조금 집행 내역과 출장비 출처를 철저히 파헤쳐 무너진 공정함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