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이민숙 기자
입력
아리솔지역아동센터 학생들, 충주 구간 도보순례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문경시 산양면 아리솔지역아동센터(센터장 오미향) 학생들이 장맛비와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내며 조선통신사 옛길 30km를 완주, 역사와 문화를 몸으로 배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도보순례는 경상북도교육청의 '마을 밀착형 지역특화 공모사업'의 하나로, 지역아동센터와 초등학교, 마을, 문경YMCA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 연계 돌봄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고장을 이해하고 공동체 의식을 키우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은 지난 17일 산양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충주시로 이동해 옛 충청감영이 있던 충주읍성(예성)에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호암사거리와 유주막터, 정심사 입구, 대림산성, 노루목, 살미, 수회리, 오산마을, 수안보, 돌고개, 안보역, 사시마을, 작은새재를 지나 19일 정오 연풍 고사리 신혜원까지 23일 동안 조선통신사길 하행선 충주 구간 30km를 걸으며 역사 속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학생들은 연일 이어진 폭염과 장맛비 속에서도 하루 약 3시간씩 걷고, 오후에는 충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도보순례에 참가한 장모 학생은 "7월 무더위와 장마 속에서 땀으로 흠뻑 젖어 걷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우리 선조들이 선진 문화를 일본에 전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걸었던 여정을 떠올리니 오히려 힘이 났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에서 형제자매와 함께 참가한 양모 학생은 "23일 걷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았고, 동생들과 함께한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한국 친구들이 해마다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국토를 순례하는 모습이 부럽고 본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미국에서 자녀들과 동행한 양모 학생의 어머니도 "고국의 작은 도시 문경에서 아이들이 고향 사랑과 나라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내년은 어렵더라도 내후년에는 꼭 다시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미향 아리솔지역아동센터장은 "무더위와 장마로 걱정도 있었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루 도보 시간을 오전 3시간 정도로 조정하고, 오후에는 충주의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특히 미국 교포 청소년들과 함께 걸으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 됐고, 여러 차례 사전 답사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통신사 옛길을 아이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이번 순례는 이상기 중심고을연구원장(조선통신사 현창회 이사)이 전체 진행과 역사 해설을 맡았으며, 문경YMCA와 아리솔지역아동센터가 지역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 옛길과 고개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공동으로 마련했다.

 

출정식에는 남기호 문경시의회 부의장, 김대순 문경시의회 운영위원장, 김상화 산양면장, 이효진 동문경농협 조합장, 김영동 문경YMCA 부이사장이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으며, 김학홍 문경시장과 서정식 문경시의회 의장, 유진선 문경교육장은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지만 축하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이번 도보순례는 충주시의 적극적인 협조로 더욱 풍성하게 진행됐다. 김자운 충주시의회 부의장의 지원과 충주시 문화예술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충주청소년수련원이 숙소를 무상 제공했으며, 충주택견수련원에서는 전통무예 택견을, 충주조정체험학교에서는 조정 체험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역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도 휴일 출입이 제한된 조선통신사 옛길 통행을 특별히 허가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총괄한 김세영 문경YMCA 사무총장은 "·도 경계를 넘어 접경지역의 옛길을 걸으며 우리 지역과 이웃 지역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소중한 기회였다""코로나19 시기부터 이어져 올해 7회째를 맞은 역사 속 옛길 도보순례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문경 청소년들, 조선통신사 길 30km 걸어

이번 도보순례는 2020년 영남대로 선비과거길 문경구간(30km)을 시작으로, 2021년 고려 공민왕 몽진길(45km), 2022년 신라 마의태자 금강산길(45km), 2023년 운강 이강년 의병진군로 문경구간(45km), 2024년 견훤왕의 길(40km), 2025년 조선통신사길 문경구간 상행선(40km)에 이어 일곱 번째 역사 옛길 순례다.

 

해마다 이어지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걷기 행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몸으로 익히고, 협동심과 공동체 정신, 나아가 고향 사랑과 나라 사랑을 배우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국 교포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해 국경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국제 교류의 의미까지 더하며 한층 뜻깊은 행사로 평가받았다.

 

 

문경매일신문

이민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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