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지혜

한 장의 지혜. 제3장 철학과 사색. 22) 나는 왜 사는가?

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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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기 칼럼 /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전)국가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전)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 회장
한 장의 지혜. 제3장 철학과 사색. 22) 나는 왜 사는가 인포그라픽

삶의 근원적 물음

나는 왜 사는가(Why do I live)?—이 질문은 인류 철학(哲學)의 가장 깊은 뿌리이자, 인간 존재(存在)의 축()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이 물음을 던진다. 그러나 답을 얻기보다, 그 물음 자체 속에서 우리는 인간임을 느낀다. 단순히 생존을 넘어 어떻게, 무엇을 위해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순간, 삶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사유(思惟)의 여정이 된다.

 

목적과 의미

삶의 이유는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이유가 다르듯, 삶의 의미도 다르다. 어떤 이는 가족을 위해, 어떤 이는 일이나 창조를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삶의 이유는 의미를 찾는 일(Seeking Meaning)’로 수렴된다. 의미 없는 성공은 공허함(空虛)을 남기고, 작더라도 의미 있는 삶은 평화를 남긴다.

 

행복을 좇는 삶의 한계

많은 이들이 삶의 목적을 행복(幸福)’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행복은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행복을 목표로 삼는 순간, 그것은 도달 불가능한 이상이 된다.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것이다. 레프 톨스토이(Tolstoy)는 말했다. “삶의 의미는 자신을 넘어서는 가치 속에서 발견된다.” 나만의 행복을 좇는 삶은 짧지만, 남을 잇는 삶은 길다.

 

고통의 의미

고통은 살아 있음의 증거다. 누구도 고통을 원하지 않지만, 모든 인간은 고통을 통해 성숙한다. 즐거움만 있다면 성장은 멈춘다. 플라톤(Plato)고통은 영혼의 정화라 했다. 시련(試鍊, Trial)은 삶에서 제거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것이다. 고통의 순간에도 가 아닌 어떻게 이 의미를 배울 것인가를 묻는다면, 그 고통은 지혜로 바뀐다.

 

자연이 가르치는 생의 방향

문경의 산과 강을 걸을 때 나는 자주 이 질문을 생각한다. 산은 이유 없이 그 자리에 있고, 강은 목적 없이 흐른다. 그러나 그 존재는 완전하다. 자연(自然)존재 자체의 의미를 보여준다. 우리는 종종 너무 많은 이유를 찾느라 삶의 단순함을 잃는다. 자연처럼 그저 살아 있음그 자체로 충분하다. 이유를 넘어서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성숙한 삶의 태도다.

 

타인을 위한 존재

삶의 이유는 나의 기쁨만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공자(孔子)사람은 함께 살아야 사람이다(人者, 愛人)”라 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느낀다. 사랑, 봉사, 공감—이것들이 삶을 무겁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볍게 한다. ‘의 삶이 우리의 삶으로 이어질 때, 인생은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답이 아닌 여정으로서의 삶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완전한 답은 없다. 왜냐하면 삶은 정답이 아니라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다르고, 내일의 나는 또 변할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묻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 끊임없는 질문이 나를 더 깊은 삶으로 이끈다. 삶이란 스스로에게 매일 던지는 하나의 질문이자, 그 물음 속에서 성장하는 여행이다.

 

맺음 말

나는 왜 사는가라는 물음은 단순한 해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삶의 방향과 깊이를 이끄는 근원적 사유의 출발점이다. 인간은 생존을 넘어 의미를 찾고자 할 때 비로소 진정한 삶을 살아간다. 그 의미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크고 화려한 성취보다 작더라도 진정성 있는 삶이 더 깊은 평화를 남긴다.

 

행복 또한 목적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깨닫는 상태이며, 고통 역시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성숙으로 나아가는 통로다. 시련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더 넓은 시야를 얻게 된다. 자연이 보여주듯, 존재 자체만으로도 삶은 이미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때로는 이유를 찾기보다, 지금 살아 있음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타인을 이해하고 돕는 순간, 우리는 삶의 이유를 더욱 분명히 느낀다. 결국 삶은 하나의 정답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하는 여정이다. 그 질문을 멈추지 않을 때, 우리는 더 깊고 넓은 삶으로 나아간다.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 그 순간이 바로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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