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산모노레일 재가동 논의…‘3년 휴장 판단 적정했나’ 도마
안전성·재가동 방식·철거 여부 놓고 전문가·시민 의견 이어져

문경시는 3일 오후 2시 문경시청 대회의실에서 두 번째 ‘민선 9기 정책 릴레이 시민 토론회’를 열고 장기간 운행이 중단된 단산모노레일의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학홍 문경시장과 서정식 문경시의회 의장, 남기호 부의장, 김대순 운영위원장, 황재용 산업건설위원장, 김남희·양재필·임휘철 의원, 이윤희 더불어민주당 상주·문경지역위원장과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강창교 문경대학교 부총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조기현 경국대학교 교수, 서장호 경북대학교 교수, 백두성 전 대진대학교 교수, 김형우 산림조합중앙회 팀장, 성부섭 ㈜대림모노레일 대표가 패널로 나서 단산모노레일의 기후 대응, 차량·배터리 성능, 급경사 구간, 지반 안정성, 궤도 구조와 보강 방안 등을 설명했다.
토론회는 국민의례와 김학홍 시장, 서정식 의장의 인사말에 이어 김현주 문경시 관광진흥과장의 단산모노레일 현황 보고, 전문가 발표, 시민 질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학홍 시장은 “사업을 하느냐 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판단의 기준”이라며 “첫째는 시민 중심의 안전성과 주민 편익이고, 둘째는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모적인 찬반 논쟁이 아니라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필요한 경우 정밀 진단과 추가 검토를 거쳐 공론화하겠다”며 “연말까지 문경의 주요 현안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산모노레일의 가장 큰 과제로 안전성을 꼽았다.
조기현 교수는 최근 극한 폭염과 집중호우, 폭설 등 기후변화가 산악형 관광시설의 안전성과 운영 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장기간 운행이 중단된 시설은 선로와 차량을 포함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고, 재운행한다면 현재의 기후환경에 맞는 차량과 공조설비 등 최신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장호 교수는 최대 42도에 달하는 급경사를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배터리 자체의 성능보다 높은 경사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하중과 전기적 부하가 근본적인 문제”라며 “배터리 방식이든 전기 급전 방식이든 경사도를 낮추는 구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문경시의 의뢰를 받아 차량 안전성 검증 용역을 진행 중인 백두성 전 대진대 교수도 “현장 시험 과정에서 급경사 구간의 배터리 전압 저하가 확인됐다”며 “초기 설계 단계에서 배터리 용량과 부하 조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특히 “관광시설은 어린이와 노약자 등 다양한 이용객이 이용하는 만큼 비용보다 안전성 확보가 우선”이라며 “현재 적용 가능한 최고의 기술을 동원해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반 분야에서는 모노레일 운행 구간 자체의 대규모 지반침하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김형우 산림조합중앙회 팀장은 “기존 조사와 최근 지반 안정성 검토 결과 모노레일 구간에는 직접적인 단층대 영향이 없고, 폐갱도 역시 지표면과 충분한 깊이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현재까지 계측에서도 의미 있는 변형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기초 구간은 지지력 확인과 보강이 필요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계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부섭 ㈜대림모노레일 대표는 궤도와 지주 구조의 보강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모노레일은 차량 무게와 이를 지탱하는 레일·지주 구조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차량 중량을 줄이고 배터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 질의에서는 재가동뿐만 아니라 철거 가능성까지 포함해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흥덕동 신용준 씨는 “기존 차량을 보수할 것인지, 전기 방식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막대한 추가 예산이 예상된다면 철거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사업 초기 단계에서 지질과 기초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성면 한상용 씨는 기존 모노레일 레일 파손과 예산 집행 문제를 지적하며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면 과거 사업 추진과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한 책임 문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산모노레일 휴장 전까지 운영 업무에 참여했다는 산북면 박정해 씨는 운영 중단 결정의 근거와 이후 행정 처리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문제 삼았다.
박 씨는 “2023년 8월 초 지반 안정성 조사와 관련한 검토 요청이 이뤄진 뒤 곧바로 운영 중단 검토가 진행됐지만, 이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자료를 보면 당시 지반침하 조사 대상과 실제 모노레일 운행 구간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부터 지반 문제가 모노레일 운행 구간 전체의 직접적인 위험 요인이었는지 보다 면밀히 확인했다면 장기간 운행 중단과 추가 용역에 따른 시간·예산 손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왜 운영 중단이 결정됐는지, 그 판단 근거가 무엇이었는지를 시민들에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3년간 459건의 고장’ 자료와 관련해서도 자료 작성·관리 및 외부 제공 경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고장 건수만 부각할 것이 아니라 실제 고장의 유형과 경중, 운행 안전에 직접 영향을 준 사례가 몇 건인지 객관적으로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며 “내부 관제일지와 정비일지 등 자료가 어떤 절차를 통해 외부로 제공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운행 중단 이후 각종 조사와 용역, 시설 유지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 만큼 그동안 투입된 예산과 앞으로 재가동에 필요한 비용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만약 과거의 잘못된 판단이나 관리 책임으로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책임 소재와 구상권 문제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단산모노레일 논의가 단순히 ‘재가동이냐 철거냐’의 선택을 넘어, 2023년 운영 중단 당시의 판단 과정과 이후 수년간 진행된 안전성 검토, 추가 예산 투입의 적정성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흥덕동 김용대 씨는 관광시설 투자 전반에 대한 비용 대비 효과 분석을 주문했다. 김 씨는 “시설을 설치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운영비와 인건비, 유지보수비, 수익을 모두 공개해 시민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관광 인프라 투자와 시민 생활에 필요한 사업 사이의 우선순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는 기존 제작사와 부품 공급 문제, 배터리 수명과 유지관리 비용 등을 이유로 현재 차량을 수리해 재운행하기보다 새로운 차량과 전기 급전 방식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문경시는 이날 전문가와 시민들이 제시한 의견을 향후 단산모노레일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추가적인 기술 검토와 공론화 절차를 거쳐 최종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는 당초 2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약 1시간 45분 만에 마무리됐으며,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서도 큰 충돌 없이 진행됐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