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휘철 문경시의원 “이제 침묵 끝내야…주흘산케이블카 즉각 백지화하라”
“이미 투입한 240억 손실처리하더라도 멈춰야…추가 600억은 새로운 관광벨트에”
“실패에 위법 있다면 민·형사상 책임 물어야”…문경시·시의회 동시 겨냥

문경시의회 임휘철 의원(더불어민주당·문경시 나선거구)이 주흘산케이블카 사업의 즉각적인 중단과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단산모노레일과 가은관광테마열차, 문경관광공사 등 문경시의 해묵은 현안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가려야 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특히 임 의원은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부담스러워 ‘쉬쉬하며 덮어두었던 현안’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문경시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문경시의회의 책임까지 거론했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사실상 특정 정당 중심의 정치 구도가 장기간 이어져 온 문경지역에서 현직 민주당 시의원이 시정의 주요 현안과 의회의 책임을 동시에 정면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임 의원은 8일 열린 제294회 문경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변화와 혁신, 때가 되었습니다’를 주제로 5분 자유 발언에 나서 “저는 오늘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문경은 지금 새롭게 도약해야 할 시기지만 주흘산케이블카, 단산모노레일, 가은관광테마열차, 문경관광공사까지 문제를 지적하기 부담스러워 그동안 쉬쉬하며 덮어두었던 현안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며 “더 이상 이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810억 케이블카, 지금이라도 멈춰라”

임 의원이 가장 먼저 겨냥한 것은 주흘산케이블카 사업이다. 그는 “주흘산케이블카 건설사업은 즉시 중단하고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 의원은 “490억 원으로 시작한 사업비가 지금은 810억 원까지 불어났고, 이것이 끝이 아닐 수도 있다”며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와 경제성 분석,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을 위반한 설계 반영, 감정가를 초과한 토지 보상 문제 등을 열거했다.
이어 “편법과 부실한 사업성 분석 위에 세워진 사업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며 “지금 멈추지 않으면 주흘산의 훼손은 되돌릴 수 없고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투입된 예산 때문에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논리에도 선을 그었다. 임 의원은 “이미 투입된 240억 원은 과감히 손실처리 해야 한다”며 앞으로 추가로 투입될 600억 원은 단산~봉명산~KTX문경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벨트 조성에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주흘산과 문경새재는 문경의 상징이자 가장 소중한 핵심 자산”이라며 “보존이 최고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은 산다울 때 가치가 있다”며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케이블카, 스카이워크, 출렁다리로 뒤덮인 주흘산은 더 이상 산이 아니라 유원지 놀이공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37억 들인 관광열차, 운행도 못 하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임 의원의 비판은 문경시 행정 전반으로 이어졌다. 그는 “공무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오직 시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며 “특정인을 위해 행정력이 동원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가은관광테마열차를 들었다. 임 의원은 “시민 혈세 37억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해 놓고 정작 운행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고장이 나도 수리할 예산과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업을 시작할 때도, 사업이 멈춰 선 지금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행정의 책임 부재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그는 공직사회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 사람은 사라지고 어려운 판단은 용역 발주로 떠넘기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 아무 일도 만들지 않는 사람이 인정받는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 창의성과 책임감은 설 자리를 잃고 무사안일과 형식적인 관행만 굳어졌다”며 “책임지지 않는 행정에 시민의 신뢰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의회도 책임에서 예외 아니다”

임 의원은 비판의 칼끝을 자신이 몸담은 문경시의회에도 돌렸다. 그는 “우리 문경시의회도 이 책임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자성한 뒤,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하고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세 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주흘산케이블카·단산모노레일·가은관광테마열차·문경관광공사 문제에 대한 신속한 결론과 강력한 후속 조치 △정책 실패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에 대한 민·형사상 엄정한 책임 추궁 △의정참여단 등 건강한 시민단체 육성과 지원이다.
임 의원은 특히 “정책은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에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관련자에 대한 민·형사상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단순히 특정 사업 하나의 찬반을 넘어 문경시 행정과 시의회의 의사결정 구조, 견제와 감시 기능, 실패한 정책에 대한 책임 문제를 동시에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임 의원 스스로 “부끄러운 치부”와 “반성”을 언급하고, 그동안 문제를 알면서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지역 정치권의 침묵까지 사실상 인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장기간 특정 정당 중심의 정치 구도가 이어져 온 문경에서 이제는 사업을 추진한 사람뿐 아니라 이를 승인하고 견제하지 못한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문제 제기다.
임 의원의 이날 발언이 일회성 ‘5분 발언’에 그칠지, 아니면 주흘산케이블카를 비롯한 문경시 주요 현안의 책임을 규명하고 시정과 의정의 관행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