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 시대」Ⅷ. 군사·안보와 피지컬 AI (72)

전쟁의 주체가 인간에서 기계로 이동하다.
지금까지 전쟁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었다. 전략을 세우고 명령을 내리며 최종 결정을 하는 주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의 등장으로 이러한 전통적 구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전장에서 움직이는 무인기(drone), 무인전차(unmanned tank), 자율함정(autonomous ship)과 같은 장비들은 이미 사람의 개입 없이도 임무를 수행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전쟁의 판단과 실행 과정에서 인간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 전쟁의 주체가 인공지능으로 바뀌는 시대가 서서히 현실이 되고 있다.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과거의 무기 체계는 사람이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의 군사 인공지능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전장 관리 시스템(battle management system)은 수많은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여 최적의 작전을 제안한다. 정찰 위성(surveillance satellite)과 드론이 보내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적의 움직임을 예측한다. 이런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판단의 속도가 생존을 좌우하는 현대전에서는 이러한 능력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피지컬 AI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전쟁 형태
피지컬 AI는 전쟁의 모습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인간 병사가 직접 싸우는 전쟁에서, 지능형 기계가 대신 싸우는 전쟁으로 변하고 있다. 자율 전투 로봇(combat robot)은 위험 지역에 투입되고, 인공지능 조종 전투기(AI fighter)는 복잡한 공중전을 수행한다. 해상과 지상, 공중과 우주 영역까지 인공지능이 동시에 연결되는 다영역 작전(multi-domain operation)이 보편화되고 있다. 전쟁은 더 이상 인간의 체력과 용기로만 수행되는 활동이 아니다. 알고리즘(algorithm)과 데이터가 전쟁의 핵심 무기가 되고 있다.
인간의 역할은 무엇으로 남는가?
전쟁의 주체가 인공지능으로 이동하면 인간의 역할은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은 전문가는 미래의 군인이 기술 관리자와 감독자의 역할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간은 전체 전략을 설계하고 윤리적 판단을 담당하며, 세부 실행은 인공지능이 맡는 구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간 통제(human control)가 약화될 위험도 존재한다. 기계가 내린 결정을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전쟁에서 인간의 책임과 권한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속도와 효율이 가져오는 위험
인공지능이 전쟁의 주체가 되면 작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진다. 초단위보다 짧은 시간에 분석과 판단, 공격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초고속 의사결정은 심각한 위험을 동반한다. 잘못된 데이터나 오작동(system malfunction)이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기계는 윤리와 공감 능력을 갖지 못한다. 단지 프로그램된 규칙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그래서 전쟁의 자동화가 가져올 비극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
전쟁의 주체가 인공지능이 되는 시대는 국제 질서에도 거대한 변화를 요구한다. 어떤 나라가 더 강력한 인공지능 무기를 갖느냐가 새로운 군사 패권의 기준이 되고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 무기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국제 규범(global regulation)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자율살상무기(LAWS)에 대한 금지 논의와 국제 협약 요구가 대표적 사례다. 기술 발전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와 윤리 기준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 전체가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문명의 선택 앞에 선 인류
전쟁의 주체가 AI가 되는 시대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문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선택이다. 피지컬 인공지능이 인류를 더 안전하게 지킬 도구가 될 수도 있고, 통제 불가능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태도와 제도다. 시민 사회와 전문가, 정부가 함께 고민하고 합의하지 않으면 미래의 전쟁은 인간의 손을 완전히 벗어날지도 모른다. 피지컬 AI 시대의 안보는 결국 인간다움(humanity)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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