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이민숙 기자
입력
권혁주 안동교구 주교 집전…문경지구 6개 성당 신자 한자리

김학홍 문경시장 천주교 성지 잘 보존해 미래세대에 순교정신 전할 것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초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문경 마원성지에 순교 신앙을 기리는 기도와 성가가 울려 퍼졌다. 문경지역 천주교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목숨으로 신앙을 증거한 선조들의 삶을 되새기고 그 정신을 오늘의 삶 속에서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천주교 안동교구 문경지구는 20일 일요일 오전 11시 문경시 문경읍 마원성지에서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권혁주 천주교 안동교구 주교가 집전했으며, 보좌신부를 비롯해 문경지구 점촌동·모전동·신기동·문경·가은·함창 등 6개 성당의 신부와 수녀, 신자들이 함께했다. 김학홍 문경시장과 김남희 문경시의원 등도 참석해 모두 300여 명이 성지를 가득 메웠다.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특히 신자들은 순교자의 묘가 자리한 성지에서 함께 기도하고 성가를 부르며 한국 천주교회가 걸어온 신앙의 역사를 되새겼다. 여러 본당에서 찾아온 신자들이 한자리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마원성지는 이날 문경지역 천주교 공동체의 큰 기도터가 됐다.

 

천주교회는 해마다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내고 있다. 한국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믿음과 삶을 본받기 위한 달이다.

 

마원성지는 문경지역 천주교 신앙사의 중요한 현장이다. 이곳에는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의 묘가 있으며, 박상근 마티아와 깊은 인연을 맺은 칼레 강 신부를 함께 기억하고 기리는 성지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성지 앞에는 이들의 신앙과 역사를 알리고 순례객들이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기념시설도 건립되고 있다.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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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주 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교황청이 한국 교회에 당부한 세 가지 말씀을 신자들에게 전하면서 한국 천주교회의 특별한 신앙 전통을 강조했다.

 

권 주교는 특히 한국의 초기 신앙 선조들이 외국 선교사의 전교에 앞서 스스로 교리를 공부하고 신앙을 받아들였다는 점을 되새겼다.

 

권 주교는 우리 신앙 선조들은 스스로 공부해 신앙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발견한 기쁨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던 분들이라며 그분들이 어떻게 신앙을 받아들이고 살아갔는지를 기억하면서 우리도 그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이어 순교자를 현양하는 일이 과거의 역사를 기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앙 선조들이 보여준 믿음과 삶을 오늘의 일상에서 실천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데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미사에 참석한 김학홍 문경시장도 자신의 어린 시절 천주교와 맺었던 인연을 소개해 신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 시장은 어릴 때 호계성당 유치원을 다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 확인해 보니 당시 그곳은 성당이 아니라 공소였다고 회상해 참석자들에게 친근함을 전했다.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이어 문경에는 천주교 신앙의 역사를 간직한 많은 성지와 유적이 있다이러한 성지를 잘 관리하고 보존해 선조들의 순교정신이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주교 성지와 순례 자원을 문경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잘 연결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내년에 개최되는 세계청년대회에도 문경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의 발언이 끝나자 참석한 신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미사는 순교자들을 기리는 기도와 함께 문경지역 천주교 공동체가 신앙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점촌과 문경읍뿐 아니라 가은과 함창 등 각 지역에서 모여든 신자들은 본당의 경계를 넘어 한 공동체로 미사를 봉헌하며 순교 신앙의 의미를 나눴다.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문경 마원성지서 순교자 현양 미사…300여 신자, 순교 신앙 되새겨

특히 마원성지의 기념시설 조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현양 미사는 마원성지가 문경지역을 대표하는 천주교 순례지이자 역사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 문경지역에는 마원성지를 비롯해 초기 천주교 신앙 공동체와 순교의 역사를 간직한 여러 신앙 유적이 남아 있다. 이들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순례길 및 지역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할 경우, 순교자들의 정신을 후대에 전하는 것은 물론 문경의 새로운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마원성지에 모인 신자들은 미사를 마치며 순교자들이 남긴 믿음의 발자취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올린 기도와 성가는 성지를 감싸며, 200여 년 전 신앙 선조들이 지켜낸 믿음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문경매일신문

이민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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