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김천 철도, 점촌역 현 위치 유지…기본설계 노선안 시민에 공개

문경~김천 철도건설사업의 문경지역 기본설계 노선안이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관심을 모았던 점촌역은 현재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추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경시는 12일 오전 10시 문경문화원에서 국가철도공단 주관으로 ‘문경~김천 철도건설사업 기본설계 노선(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현재 국가철도공단이 진행하고 있는 기본설계 과정에서 검토된 노선계획안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철도 건설에 따른 주민 의견과 건의사항을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사업 추진 배경과 목적, 현재까지의 추진 상황을 비롯해 문경지역 기본설계안과 노선계획안 등이 공개됐다. 특히 문경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점촌역은 이전하지 않고 현 위치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계획돼 눈길을 끌었다.
문경~김천 철도건설사업은 문경에서 상주를 거쳐 김천까지 70.131㎞의 단선전철을 건설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사업기간은 2025년부터 2033년까지이며 총사업비는 1조6025억원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올해 1월 1~4공구 전 구간의 기본설계에 착수했으며,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기존 문경선과 경북선 점촌~김천 구간의 선형과 시설을 대폭 개선하고 고속·전철화해 준고속철도 수혜지역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기본계획을 고시했으며, 앞서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B/C 0.58, AHP 0.616을 기록했고 이후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단계에서는 B/C가 0.63으로 올라갔다.
특히 문경~김천 철도가 완공되면 현재 문경에서 끝나는 중부내륙 철도축이 점촌과 상주를 거쳐 김천까지 이어지면서 남부내륙 철도망과 연결돼 수도권과 중·남부 내륙지역을 잇는 새로운 간선철도망이 완성될 전망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이 철도가 개통되면 문경과 상주지역에서 수서역까지 약 8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본설계에는 노반·궤도·건축을 아우르는 통합설계 방식과 함께 AI와 BIM 기술도 적용해 설계 오류와 공사 위험요인을 줄이고 경제성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점촌역 현 위치 유지…마성~점촌 구간이 최대 관심
문경지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곳은 문경역에서 마성지역을 지나 점촌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점촌역을 현재 위치에 그대로 두는 노선이 유지될 경우 철도는 점촌 도심 생활권으로 진입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기본설계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철도의 높이와 교량·옹벽 구조, 도로와의 입체교차, 소음·진동, 주변 토지 편입 등이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도를 일정 높이의 토공이나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설할 경우 지역에 따라 철도가 사실상의 ‘도시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도심 통과 구간의 교량화와 생활권 연결 대책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문경역에서 점촌역까지 이어지는 현 계획 노선이 굴곡이 크고 도심을 통과한다는 점을 들어 마성에서 3번 국도 축을 활용해 불정·공평 방면으로 보다 직선화하는 대안노선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직선화안은 현재 국가철도공단이 확정한 공식 노선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안인 만큼, 향후 현 노선과 대안 노선에 대해 총연장과 곡선반경, 터널·교량 길이, 공사비, 토지보상비, 운행시간, 소음·진동, 도시 단절 영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주에서는 하루 앞서 설명회…교량화·주거지 이격 요구
문경 설명회 하루 전인 11일에는 상주문화회관에서도 국가철도공단 주관으로 기본설계 노선안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상주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도심 통과 구간 교량화, 주거지역과의 충분한 이격, 소음·진동 저감대책 등을 집중적으로 요구했다. 상주시는 오는 18일까지 시청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노선도와 세부 평면도를 주민들에게 공람하고 접수된 의견을 국가철도공단에 전달해 기본설계 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다.
상주에서 제기된 문제는 문경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점촌역을 현재 위치에서 활용하면 역 접근성과 기존 도심 활성화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철도 노선이 주거지와 도심을 관통하게 되는 만큼 도시 동서 간 연결과 주민 생활권을 어떻게 보장할지가 설계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문경에서도 단순히 노선의 위치만 볼 것이 아니라 교량·옹벽·터널의 정확한 위치와 높이, 도로 및 보행통로 확보, 편입 토지와 주택 규모, 방음·방진시설 계획 등을 시민들에게 세부적으로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철도공단, 갈등영향분석도 착수
주민설명회가 열린 12일 국가철도공단은 별도로 ‘문경~김천 철도건설사업 갈등영향분석 용역’도 입찰 공고했다.
설계금액은 4994만원이며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5개월이다. 이는 기본설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선과 구조물, 주민 생활권 등 각종 이해관계와 갈등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관리하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결국 문경~김천 철도는 이제 ‘건설하느냐 마느냐’의 단계를 넘어 어디로 지나가고 어떤 구조로 건설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점촌역 현 위치 유지가 제시된 가운데 마성~점촌 구간의 세부 선형과 도심 통과 방식이 향후 문경지역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문경시는 이날 설명회에서 나온 주민 의견을 검토해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문경~김천 철도건설사업은 문경의 미래 교통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지역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이 사업 추진 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국가철도공단과 적극 협의하고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본설계는 향후 실시설계와 실제 공사의 뼈대를 결정하는 단계다. 점촌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도시 단절과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노선과 구조물을 찾아내느냐가 문경~김천 철도가 ‘도시를 가르는 철도’가 아니라 ‘문경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