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유소년야구단 ‘첫 승’… “아이들이 꿈 펼칠 수 있는 도시 만들어 달라”

문경의 어린 야구 꿈나무들이 전국대회에서 창단 후 첫 승리를 거두자 학부모들이 문경시와 교육 당국을 향해 “아이들이 지역에서 꿈을 키울 수 있는 체육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관내 초·중학생 29명으로 구성된 ‘문경 유소년야구단’의 저학년부인 ‘새싹팀(초등 1~3학년)’은 지난 4일 열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전라도 동강스포츠팀을 7대0으로 이기고 창단 후 공식 경기 첫 승을 기록했다.
앞서 고학년부인 ‘연꿈팀(초등 4학년~중학교 1학년)’도 보은대회에서 3대2의 팽팽한 경기를 펼치는 등 문경 유소년야구단은 전국 무대에서 꾸준히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새싹팀의 첫 승은 어린 선수들이 야구를 통해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아이들은 전 삼성라이온즈 곽경문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을 쌓고 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주 훈련장으로 이용하는 영순야구장은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어린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이동 부담이 크다. 평일 훈련 역시 실외 시설에 의존하고 있어 비나 눈은 물론 폭염과 혹한 등 기상 상황에 따라 훈련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문경 유소년야구단 학부모들은 최근 문경시장과 문경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 ‘체육환경 개선 건의문’을 전달하고, 어린 선수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문경에서 운동과 교육을 함께 이어갈 수 있도록 공공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학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야구장 건립이나 특별한 특혜가 아니다.

현재 있는 학교와 공공 체육시설을 유소년 선수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날씨와 관계없이 훈련할 수 있는 실내 또는 반실내 공간을 확보하며, 어린 선수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한 차량과 최소한의 운영 경비 등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학부모들은 건의문에서 “한 명의 아이가 운동과 교육을 위해 타지로 떠나면 결국 온 가족이 문경을 떠나게 된다”며 “이는 단순히 스포츠 시설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문경의 미래와 인구 유출을 막는 정주 여건의 문제”라고 호소했다.
아이들이 운동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않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문경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곧 지역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야구를 하면서 실력도 키우고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하지만 훈련할 공간과 이동 여건이 부족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문경에 살아서 꿈을 포기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아이들이 문경시의 이름을 가슴에 달고 안전하게 뛰면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문경시와 교육청이 함께 길을 열어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유소년 스포츠는 단순히 경기에서 승패를 가리는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이 규칙과 협동을 배우고, 실패와 도전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인구 감소와 청년·가족 인구 유출을 고민하는 지역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마음껏 운동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은 지역의 정주 여건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문경 유소년야구단의 이번 첫 승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7대0이라는 승리의 기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린 선수들이 “문경에서도 충분히 꿈을 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