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은성광업소 순직자 167인 합동 위령제 봉행

문경시는 1일, 희양산 봉암사와 가은읍 산업전사의 탑에서 ‘대한석탄공사 은성광업소 순직자 합동 위령제’를 봉행했다. 이날은 은성광업소 창립기념일이다.
이번 위령제는 은성광업소 순직자추모위원회(위원장 김호건) 주관, 가은읍 후원으로 열렸으며, 1938년 창립해 1994년 폐광될 때까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을 이끈 은성광업소에서 각종 재해로 순직한 167인을 추모하는 행사다.
특히 1979년 10월 27일 발생한 갱내 화재로 44명이 한꺼번에 희생된 ‘10·27 참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광부들의 넋을 기리고자 마련됐다. 당시 사고는 10·26 사태 직후 발생해 전국적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역사 속에 묻힌 비극으로 남아 있다.

위령제는 봉암사 대웅보전에서 불교식 제례로 진행됐으며, 유가족과 추모객들은 헌화와 분향을 통해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산업전사의 탑 참배가 이어져 산업 역군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은성광업소는 한때 영남 최대의 탄전으로, ‘검은 황금’이라 불리던 석탄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 부흥의 원동력이 되었던 곳이다. 현재 문경석탄박물관은 당시 광부들의 생활과 산업 현장을 보존하며 그들의 헌신을 기리는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김호건 위원장은 “당시 은성광업소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지탱한 심장이었다. 그곳에서 목숨을 바친 광부들은 우리 근대화의 진정한 영웅이며,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며 “더 이상 그 희생이 잊히지 않도록 매년 위령제를 이어가고, 후세가 그 정신을 배워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엄원식 가은읍장은 “위령제를 통해 산업화의 빛 뒤에 가려진 희생을 기억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자 한다”며 “순직 광부들의 정신이 문경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정신으로 영원히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