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문경내방가사, 마을의 삶을 노래하다

이민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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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문화원 취약지역 문화누림사업… 어르신 삶이 내방가사로, 회원들은 강사로 성장
문경내방가사, 마을의 삶을 노래하다
문경내방가사, 마을의 삶을 노래하다

문경문화원이 추진하는 2026년 취약지역 어르신 문화누림사업 문경내방가사, 안방수다 함 들어볼니껴?’가 농촌 어르신들의 삶을 지역 문화로 기록하는 한편, 내방가사 회원들을 지역 문화강사로 성장시키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문경문화원은 지난 20일 산양면 위만1리를 찾아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내방가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날에는 25여 명의 어르신이 참여한 가운데 그동안 보조강사로 활동해 온 내방가사 회원들이 직접 수업을 진행하며 현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문화 체험을 넘어 배우는 사람가르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문경내방가사, 마을의 삶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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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방가사 회원들은 지난 5월부터 생애사 채록, 연표 작성, 내방가사 창작과 가창, 인터뷰 기법, 수업 운영법 등을 체계적으로 익혔다. 이후 위만1리에서 어르신들의 삶을 직접 듣고 기록하며 이를 내방가사 작품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에 참여했고, 이제는 직접 프로그램을 이끄는 강사의 역할까지 맡게 됐다.

 

이는 내방가사를 단순히 전승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문화의 생산자이자 전달자로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회원들에게도 내방가사는 새로운 여가와 사회참여의 장이 되고 있다. 공연과 낭송 활동을 넘어 마을을 찾아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기록하고, 작품을 만들며 직접 수업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연결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문경내방가사, 마을의 삶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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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농촌 마을을 지속적으로 찾아가 주민들과 함께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문경문화원은 일회성 공연이나 체험 행사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위만1리를 방문하며 주민들과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처음에는 함께 노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어르신들의 생애를 기록하는 작업으로 발전했다.

 

어르신들이 어디에서 태어나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농사와 시집살이, 자녀를 키우며 겪은 희로애락을 하나하나 들으며 기록한 이야기는 다시 한 편의 내방가사로 태어났다.

 

구멍 난 솥 바닥에 흐르는 눈물’, ‘한 지붕 아래 열한 식구’, ‘짜장면 인연가’, ‘모정’, ‘동숙이의 눈물 반 웃음 반등 작품마다 한 사람의 인생과 시대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문경내방가사, 마을의 삶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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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르던 내방가사, 아직도 기억나요"

 

이날 현장에서는 뜻밖의 감동도 이어졌다. 1948년생 고춘화 어르신이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익혔던 내방가사를 직접 불러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을 위해 새롭게 연습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가락을 자연스럽게 되살려낸 것이다.

 

60여 년 동안 위만리에서 살아온 고춘화 어르신은 현재 자신의 삶 역시 내방가사로 기록되고 있다.

 

이는 이번 사업이 새로운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속에 잠들어 있던 전통문화를 주민들과 함께 다시 발견하고 되살리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문경내방가사, 마을의 삶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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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홍보 우수 사례로 주목

 

이날 현장에는 한국문화원연합회 홍보촬영팀도 방문했다. 전국 취약지역 어르신 문화누림사업 가운데 문경 사례가 특별 홍보 촬영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회원들의 수업과 어르신들의 활동, 인터뷰 등이 영상으로 기록됐다.

 

인터뷰에는 2019년부터 내방가사 낭송 활동을 이어온 이명순 회원과 고춘화 어르신, 이동숙 어르신이 참여했다.

 

1959년생 이동숙 어르신의 삶은 동숙이의 눈물 반 웃음 반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포항에서 태어나 방직공장에서 청춘을 보내고 위만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인생이 한 편의 내방가사로 기록됐다.

 

한국문화원연합회 관계자도 프로그램 운영과 참여자들의 활동을 직접 살펴보며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번 사업이 우수 사례로 선정될 경우 오는 109일부터 경기도 양평에서 열리는 지역문화박람회에서 어르신들이 직접 내방가사를 공연할 기회도 갖게 된다.

문경내방가사, 마을의 삶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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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삶이 문화가 되다

 

사업이 진행되는 산양면 위만1리는 영월엄씨 집성촌으로,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른 충신 엄흥도의 후손들이 오랫동안 공동체를 이어온 마을이다. 지금도 주민 간 유대가 깊어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나누는 이번 사업과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경문화원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내방가사 회원들과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변화하는 모습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회원들은 보조강사에서 직접 수업을 이끄는 강사로 성장하고, 어르신들은 자신의 평범한 삶이 가사와 노래가 되는 특별한 문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회 25명 이상이 꾸준히 참여할 만큼 마을의 호응도 높다어르신이 어르신에게 문화를 전하고, 한 사람의 삶이 다시 지역의 문화가 되는 과정 자체가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문경문화원은 앞으로도 마을 어르신들의 삶을 바탕으로 내방가사를 지속적으로 창작하고 가창과 발표를 준비해 공연과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문경의 내방가사가 과거의 문화유산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생활 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문경매일신문

이민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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