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선9기 정책릴레이 시민토론회를 보며

최근 민선9기 정책릴레이 시민토론회를 지켜보며 한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문경시가 추진해 온 정책과 사업을 차분히 돌아보고, 잘된 점은 계승하고 아쉬웠던 부분은 과감히 개선하여 문경의 새로운 미래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문경의 발전은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입니다. 문경새재, 새로 만드는 것보다 지켜온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문경새재는 문경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자 오랜 세월 문경이 지켜온 소중한 자산입니다.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문경새재의 모습을 지켜왔기에 많은 사람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 그리고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무엇을 새로 만들 것인가보다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잘 지켜왔기에 문경새재에는 이미 충분한 미래 성장 가치가 있습니다. 개발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문경새재가 가진 자연과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걷고, 보고, 머무는 관광지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주흘산, 산을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관광이 되도록
주흘산 관광시설 역시 단순히 정상까지 이동하는 교통수단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새로운 교통시설을 검토한다면 ‘산을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인승 또는 4인승 체어리프트와 같은 시설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산의 풍경을 즐기는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주흘산의 자연환경과 주변 관광자원을 함께 고려해 올라가면서 보고, 정상에서 즐기고, 다시 걸으며 내려오는 관광으로 연결한다면 새로운 관광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산도 이제는 ‘타고 내려오는 곳’에서 ‘걷고 머무는 곳’으로
문경에는 이미 좋은 관광자원이 많이 있습니다. 단산에는 모노레일을 비롯해 활공장, 캠핑장,별빛전망대 전망대, 데크길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시설을 계속 추가하기보다 이미 만들어 놓은 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인승 리프트 또는 기존 교통시설→단산 정상 관광→걷기→주변 관광자원(성주봉) 연계라는 구조를 만들어 관광객이 단순히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단산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해야 합니다. 단산을 하나의 관광 거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문경의 철도 역사, 관광자원으로 다시 연결하자
문경역과 가은역은 1960~70년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중요한 역이었습니다. 이제 그 역사적 가치를 관광자원으로 다시 살려낼 필요가 있습니다. 가은에서 구랑리, 진남, 신기 산업단지를 거쳐 점촌 도심까지 이어지는 관광열차와 관광 로드를 구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문경은 동서남북 어느 곳에서 출발하더라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주요 관광지와 도심을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성을 활용해 관광객이 특정 관광지만 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문경새재(가은)→ 진남→신기→점촌 도심 등으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관광객이 어느 한 곳만 거쳐 가는 문경이 아니라, 여러 곳을 둘러보고 머물며 지역에서 소비하는 문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문경관광공사, 이제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
2025년 1월 17일 문경관광공사 출범식을 보며 많은 시민들은 기대를 가졌습니다. 2024년 10월 기존 시설관리공단에서 관광공사로 새롭게 전환된 만큼, 문경 관광의 새로운 중심축이 되어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시민들이 기대했던 역할과 실제 모습 사이에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제기된 여러 우려와 논란에서 벗어나 문경관광공사가 본래의 설립 취지에 맞게 새롭게 출발하기를 기대합니다.
관광공사가 관광시설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문경의 관광정책을 연결하고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발굴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특히 도시재생사업과 관광을 연계하여 원도심으로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역할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경새재의 관광객이 점촌 원도심까지 찾아오고, 원도심의 관광객이 다시 문경의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출향인도 다시 문경을 찾게 하자
문경의 또 하나의 소중한 자산은 바로 출향인입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출향인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를 되살리고, 다시 문경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출향인 지원 조례를 마련해 일정 요건을 갖춘 출향인에게 문경사랑상품권 이용 또는 구매와 관련한 제도를 마련하고, 고향을 방문했을 때 관광·공공시설 이용에 대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공골프장 등의 시설을 이용할 경우 지역민에 준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면 출향인들이 고향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출향인을 단순한 ‘과거의 문경인’이 아니라, 문경의 미래 관광객이자 문경을 응원하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새재 공영주차장, 시민에게는 무료로
문경새재 공영주차장 운영도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시민에게는 무료 이용을 원칙으로 하되, 관광객에 대해서는 적정한 주차 요금을 징수하여 주차장 운영과 관광 환경 개선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시민에게는 편의를 제공하고 관광객에게는 합리적인 이용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더 나은 문경은 시민과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문경의 미래는 거대한 시설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문경새재의 자연과 역사, 단산의 관광자원, 문경의 철도 역사, 원도심, 농업과 특산물, 스포츠와 산업이 서로 연결될 때 문경의 관광과 경제가 함께 살아날 수 있습니다.
농업은 지키고, 관광과 스포츠는 살리고, 산업과 서비스업은 지원하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문경의 관광자원과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 문경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지난 과오를 탓하기보다 그 경험을 미래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시민토론회가 단순한 의견 청취의 자리가 아니라 문경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문경은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무조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을 제대로 연결하고 활용하는 지혜입니다.
한 번 보고 떠나는 문경이 아니라, 보고, 걷고, 즐기고, 머물고, 다시 찾는 문경. 그런 문경을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힘찬 문경의 새로운 발걸음을 시민과 함께 응원합시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