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홍 문경시장 취임 100일,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학홍 문경시장이 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난 100일이 문경의 현실을 다시 들여다보고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며 민선9기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그 방향을 정책과 예산, 사업으로 만들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김 시장은 최근 민선9기 공약을 10대 분야 70개 사업, 총사업비 1조3657억원 규모로 확정했다. 동시에 문경새재 케이블카와 단산 모노레일, 가은 관광테마열차 등 오랫동안 논란이 이어져 온 현안들을 시민 앞에 꺼내놓고 정책릴레이 시민토론회를 열었다.
취임 직후부터 도시가스 보급 확대, 고유가 지원, 주택 공급,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도 하나씩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 시장은 취임 100일의 의미를 ‘성과’보다 ‘출발’에서 찾고 있다. 자신의 저서 제목처럼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것이다.
◇33년 공직 생활을 지나 이제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으로

김 시장은 33년 동안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공직 생활을 했다. 경상북도와 행정안전부를 거쳐 경상북도 행정부지사까지 지냈다.
그동안 그의 역할은 대통령과 장관, 도지사 등 정책 결정권자를 보좌하고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정책을 현실로 만드는 ‘참모’에 가까웠다.
그러나 문경시장이 된 지금 그의 자리는 달라졌다. 더 이상 누군가의 결정을 보좌하는 사람이 아니다. 시민의 삶과 문경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에 대해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기초자치단체의 경영자가 됐다.
김 시장은 33년 공직생활 동안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이 있다고 말한다.
“이 선택이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가. 지금은 힘들더라도 시간이 지난 뒤 부끄럽지 않을 결정인가.”
이 질문은 이제 김학홍 개인의 공직 철학을 넘어 민선9기 문경시정의 판단 기준으로 옮겨가고 있다.
행정의 편의보다 시민의 삶을 먼저 보고, 당장의 인기보다 문경의 10년 뒤를 생각하며,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미루기보다 시장과 공직사회가 앞장서 해결하는 행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33년 동안 행정을 배우고 정책을 만들고 조직을 움직이는 일을 해왔다면 이제는 그 경험을 고향 문경의 미래를 만드는 데 모두 쏟아야 할 때”라며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바꾸는 결과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변화는 ‘답을 정해 놓지 않는 행정’
민선9기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주요 현안을 다루는 방식이다. 문경시는 문경새재 케이블카, 단산 모노레일, 가은 관광테마열차, 문경관광공사 혁신 등 시민적 관심이 높은 현안을 행정 내부에서 결론 내리지 않고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의 장으로 가져왔다.
이는 단순한 토론회 개최가 아니라 앞으로 문경시가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시장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공직 철학이 시장 취임 이후 ‘시민과 함께 답을 찾는 행정’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정책 결정 과정은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되 결정 이후에는 책임 있게 추진하는 것, 이것이 김 시장이 구상하는 민선9기 행정의 모습이다.
◇두 번째는 ‘먹고사는 문제’…문경 경제의 체질을 바꾼다

김 시장이 앞으로 가장 무겁게 받아들이는 문제는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다. 지방 소멸은 단순히 주민등록 인구 숫자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비가 줄어 상권이 위축되면 다시 사람이 떠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민선9기의 목표는 단순한 인구 늘리기가 아니라 ‘사람이 일하고, 돈을 벌고, 소비하고, 머물 수 있는 도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민선9기 공약에 일자리와 인구 유입, 지역경제, 농축산업, 관광, 스포츠, 교육, 복지, 정주 환경을 함께 담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경사과와 오미자 역시 단순히 많이 생산하고 잘 파는 농산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생산에서 가공·유통·식품산업·미식관광까지 이어지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문경사과·오미자의 K-FOOD 대표 브랜드 육성, 농산물 도매시장·유통센터 건립과 함께 식품산업을 문경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바이오헬스케어와 물류기업 유치, AI 영상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도 문경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미래 투자다.
김 시장은 앞으로 문경시정을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에서 ‘지역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영’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세 번째는 ‘스쳐 가는 문경’에서 ‘머무는 문경’으로
관광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문경새재라는 전국적인 관광자원을 보유하고도 관광객이 충분히 머물고 소비하는 도시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면 이제 관광객 숫자보다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높이는 방향으로 관광정책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백두대간 치유·힐링 관광 클러스터와 스포츠, 문화, 미식, 역사 자원을 서로 연결해 문경 전체를 하나의 관광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민선9기의 과제다.
김 시장이 최근 청운각과 문경초등학교, 주흘산, 문경새재를 연결하는 역사 문화 관광 구상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년 박정희가 교사로 생활하며 꿈을 키웠던 청운각과 영남대로를 따라 수많은 선비가 청운의 꿈을 품고 넘었던 문경새재를 연결해 단순히 ‘보는 관광’이 아니라 걷고, 배우고, 생각하고, 머무는 관광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과거를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문경이 가진 역사와 이야기를 오늘의 산업과 교육, 관광 콘텐츠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네 번째는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생활 혁신’

거대한 개발사업만으로 좋은 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매일 사용하는 도시가스, 주택, 교통, 의료, 교육, 복지와 같은 생활 인프라가 좋아져야 시민들이 문경에서 계속 살아갈 이유가 생긴다.
김 시장이 취임 직후 1호 결재로 도시가스 보급 확대 TF를 구성하고, 주거 대책 TF를 가동한 것도 이런 판단 때문이다.
고유가 위기 대응 지원금 지급과 응급의료 지원 확대 건의 역시 시민 생활에서 출발한 정책이다.
앞으로 민선9기는 ‘몇 천억원짜리 사업을 했느냐’보다 ‘시민의 생활이 얼마나 편리해졌느냐’를 시정 성과의 또 다른 기준으로 삼을 방침이다.
청년에게는 일자리와 주거,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교육과 돌봄, 어르신에게는 의료와 복지, 농민에게는 소득, 소상공인에게는 장사가 되는 환경을 만드는 생활밀착형 행정을 강화한다.
◇다섯 번째는 ‘작은 도시의 한계’를 네트워크로 넘는다
문경은 기초자치단체다. 자체 재원과 행정력만으로 대규모 현안을 모두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김 시장은 오랜 중앙·지방 행정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문경 발전의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국회의원과 경북도지사, 중앙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을 가리지 않고 문경에 필요한 예산과 제도를 확보하는 ‘세일즈 시장’ 역할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근 임이자 국회의원과의 정책간담회,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간담회,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정책 소통도 그 연장선에 있다.
김 시장은 “지역발전에는 여야도, 장소도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문경에 필요한 사업이라면 중앙정부와 국회, 경북도를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해 반드시 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33년 공직 경험, AI시대 행정 혁신으로
공직사회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김 시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인공지능(AI)을 행정 업무에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단순 반복 업무는 기술을 활용해 줄이고 공직자는 현장과 시민, 정책 기획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의 속도만 높이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33년 공직 경험에서 축적한 행정의 안정성과 책임성 위에 AI와 데이터라는 새로운 도구를 더해 ‘빠르면서도 깊이 있는 행정’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추고 문제가 발생하면 관련 부서가 함께 움직이며,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책 기획자이자 문경의 홍보 맨이 되는 조직을 만드는 것도 민선9기 행정 혁신의 과제다.
◇“문경은 작은 도시지만 꿈까지 작을 이유 없다”

김학홍 시장은 올해 60세다. 33년 공직 생활의 대부분 정책을 만들고 조직을 움직이며 다른 사람의 결정을 뒷받침하는 자리에서 보냈다. 이제 고향 문경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시간을 시작했다.
그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게 여겨온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성실함과 책임, 그리고 약속이었다.
“행정은 책상 위에서 완성되지 않는다”는 오랜 경험도 시장이 된 지금 더욱 무거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민선9기 100일은 따라서 완성이 아니라 출발이다.
10대 분야 70개 공약과 1조3657억원의 사업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업을 통해 4년 뒤 문경이 어떤 도시가 되어 있느냐다.
일자리가 있어 청년이 돌아오는 문경, 농업이 산업이 되는 문경, 관광객이 스쳐 가지 않고 머무는 문경, 아이를 키우고 노후를 보내기에 불편하지 않은 문경,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고 행정의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문경.
그리고 중앙과 지방을 두루 경험한 33년 행정의 축적을 바탕으로 규모의 한계를 실력으로 넘어서는 ‘작지만 강한 도시 문경’을 만드는 것이 김학홍호가 앞으로 보여줘야 할 새로운 문경의 모습이다.
김 시장은 “지난 33년의 공직생 활이 행정을 배우고 경험을 쌓는 시간이었다면 이제 그 모든 경험을 문경을 위해 사용할 시간”이라며 “문경은 작은 도시지만 꿈까지 작을 이유는 없다. 시민과 함께 더 나은 문경, 더 힘찬 문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100일은 성과를 자랑하는 날이 아니라 시민 앞에서 앞으로의 책임을 다시 확인하는 날”이라며 “시민이 4년 뒤 ‘문경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말보다 행동으로, 계획보다 결과로 보여드리겠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고 밝혔다.
문경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