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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해가 뜬다

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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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민주평통자문위원
이종원 민주평통자문위원

내일은 해가 뜬다.’

 

어느 유행가의 가사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문경에서 살아가는 일이 힘들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자는 뜻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문경시민들은 투표로 변화에 대한 바람을 보여줬다. 김학홍 시장의 당선 역시 새로운 문경을 만들어 달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담긴 결과일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성장의 과실이 고르게 돌아가지 않는 양극화의 문제를 안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업구조는 빠르게 변하지만 평생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해온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새로운 산업으로 옮겨갈 수도 없다.

 

선거 기간 중 시장에서 만난 한 할머니의 말이 떠오른다. “누가 시장이 돼도 나는 평생 채소 파는 사람이라.”

 

이 짧은 말에 문경의 현실이 담겨 있다. 평생 시장에서 채소를 팔아온 사람이 갑자기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고, 문경에서 평생 살아온 시민이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하루아침에 고향을 떠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행정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시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바꾸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지금 살아가는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 출발점이 예산이다.

 

문경시의 한 해 예산은 1조 원을 넘어섰다. 중요한 것은 예산 규모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쓰이느냐다. 지역과 분야에 적절하게 배분돼 지역경제 안에서 순환한다면 시민들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반대로 몇몇 대형 사업과 특정 지역에 장기간 집중되면 소외되는 지역과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지역 발전에는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그러나 집중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목적은 시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민선 9기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는 지역 간 균형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도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무조건 사업을 추진해서도 안 된다. 시설을 만들면 앞으로 운영비와 유지관리비도 시민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을 결정할 때는 세 가지를 물어야 한다. 정말 문경에 필요한가.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 그 혜택이 시민과 지역경제로 돌아가는가.

 

전임 시장 시절 추진한 사업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잘된 사업은 계승하고,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막대한 추가 재정이 필요한 사업은 냉정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전임 시장의 사업이라고 무조건 부정해서도 안 되고, 이미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끌고 가서도 안 된다.

 

판단의 기준은 오직 하나여야 한다. ‘문경의 미래와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가.’

 

지금 문경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농촌 일손 부족, 자영업 침체, 청년 유출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철도와 도로망이 좋아지고 있고 문경새재를 비롯한 관광자원과 농업·스포츠·역사문화 자산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이를 시민의 소득과 일자리로 연결하는 일이다.

 

행정의 성과는 거대한 건축물이나 수백억 원짜리 사업으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시장 할머니가 하루 장사를 마치며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나았다고 말하고, 농민이 농사지을 보람을 느끼고, 청년이 문경에서도 살아볼 만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지역 발전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이 원했던 변화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시민의 세금을 아껴 쓰고,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며,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지역과 계층에 치우치지 않는 시정을 펼쳐 달라는 것이다.

 

이제 민선 9기가 답할 차례다. 오늘 문경의 현실이 어렵다고 내일까지 어두운 것은 아니다. 행정이 시민을 바라보고 예산이 시민의 삶 속으로 고르게 흐른다면 문경은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밤이 아무리 길어도 아침은 온다.

 

내일은 해가 뜬다.

 

 

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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