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홍기 칼럼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 시대」: Ⅴ. 의료와 헬스케어의 피지컬 AI (49)

문경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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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의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지홍기 |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전)국가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전)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 회장

의료 책임의 본질

의료 현장은 생명과 직결되는 공간이다. 환자의 진단, 치료, 수술, 돌봄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결정은 환자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는 의료 책임이 명확했다. 의사와 간호사, 병원은 환자의 안전과 치료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졌다. 그러나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이 의료 현장에 도입되면서 책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대에, 의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AI의 판단과 인간의 감독

피지컬 AI는 센서(sensor), 로봇(robot),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결합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real-time)으로 감지하고 치료를 수행한다. 예를 들어, 수술 로봇(surgical robot)은 의사의 지시 없이도 상황을 분석해 봉합이나 절개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내린 판단이 잘못되었을 때, 책임은 AI에게 물을 수 없다. 결국 인간 의료진이 감독자로서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 이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감독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병원의 책임

병원은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운영하는 주체다. 따라서 AI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을 때 병원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병원은 AI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의료진이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한 환자에게 AI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병원의 책임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있다.

 

개발사의 책임

AI 시스템을 만든 개발사와 제조사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알고리즘(algorithm)의 오류, 센서의 결함, 로봇의 오작동은 개발사의 문제다. 따라서 개발사는 의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시스템을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의료 책임은 단순히 현장의 의료진과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만든 기업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피지컬 인공지능 시대 인포그라픽 49
피지컬 인공지능 시대 인포그라픽 49

법과 제도의 역할

의료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AI가 의료 현장에서 판단을 내릴 때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법적 책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환자가 AI의 판단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의료진·병원·개발사 중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법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환자의 권리와 선택

의료 책임 논의에서 환자의 권리도 중요하다. 환자는 AI가 치료 과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으며, 이를 선택할 권리도 가진다. 환자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AI가 개입한다면 이는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의료 현장은 환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AI 활용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의료 책임은 환자의 권리와 선택을 존중하는 구조 속에서만 정당성을 가진다.

 

미래 전망

결론적으로, 피지컬 AI 시대의 의료 책임은 단일 주체가 아닌 다층적 구조에 있다. 의료진은 감독자로서 최종 책임을 지고, 병원은 운영과 신뢰 확보의 책임을, 개발사는 기술적 안전성의 책임을, 법과 제도는 사회적 합의의 책임을 맡는다. 환자는 권리와 선택을 통해 책임 구조에 참여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의료 책임은 피지컬 AI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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