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이민숙 기자
입력
김학홍 문경시장 초헌관으로 첫 헌작…지역 유림 60여 명 성현의 학덕 기려

1413년 창건 문경향교 대성전서 공자 등 27위 성현에 제향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초헌관 헌작이오.”

 

집례의 엄숙한 집례에 따라 헌관이 술잔을 올리자 문경향교 대성전에는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유건과 도포를 갖춰 입은 지역 유림들은 옷깃을 여미고 머리를 숙여 공자를 비롯한 옛 성현들의 가르침과 학덕을 되새겼다.

 

문경향교는 공기(孔紀) 2577년 병오년 가을을 맞아 920일 오전 10시 문경향교 대성전에서 공자를 비롯한 27위 성현을 숭모하고 그 학덕을 기리는 병오년 추기 석전(釋奠)’을 봉행했다.

이날 석전에는 지역 유림 60여 명이 참석해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 제례의 맥을 이었다.

 

제향에서는 지난 7월 취임한 김학홍 문경시장이 초헌관을 맡아 첫 잔을 올렸으며, 아헌관에는 김제윤 문경문화원장, 종헌관에는 정의학 조령한시회장이 각각 나서 헌작했다. 분헌관은 김기섭·김영우 유림이 맡았으며, 황철한 장의가 집례를, 권오룡 장의가 축을 맡아 의식을 진행했다.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특히 이날 제향은 전통 예법에 따라 엄숙하게 진행됐다. 헌관들이 차례로 대성전에 들어서 성현들에게 술잔을 올리고, 축관이 축문을 읽는 동안 참석한 유림들은 경건한 모습으로 예를 갖췄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향교의 제례가 가을 아침 고즈넉한 대성전에서 다시 펼쳐지며 전통문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초헌관을 맡은 김학홍 문경시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문경향교 석전에 참여해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에게 헌작했다.

 

김 시장은 인류의 스승인 공자님의 가르침을 잘 받들어 도덕과 윤리가 충만한 사회를 만들고, 시민들이 보다 살기 좋은 힘찬 문경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석전은 문묘에서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들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올리는 전통 제례다. 문경향교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음력 2월과 8월 첫 정일(丁日)에 석전을 봉행하며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문경향교는 조선 태종 13년인 1413년 창건돼 600여 년 동안 지역의 교육과 교화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조선시대에는 유생들에게 유학을 가르치는 지방 교육기관인 동시에 공자를 비롯한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하는 문묘의 기능을 함께 수행했다.

 

시대의 변화로 향교의 교육 기능은 크게 달라졌지만, 오늘날에도 지역 유림을 중심으로 유교의 정신과 전통 예절, 제례문화를 계승하는 지역 전통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마다 이어지는 춘·추기 석전은 단순히 옛 제례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자의 인()과 예()를 비롯한 선현들의 가르침을 오늘의 삶 속에서 되새기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문경향교, 공기 2577년 추기 석전 봉행…600년 전통 잇다

문경향교 관계자는 석전은 오랜 세월 우리 지역에서 이어져 온 소중한 전통문화이자 선현들의 가르침을 후대에 전하는 의식이라며 앞으로도 전통 의례와 유교문화를 올바르게 계승해 시민과 후손들에게 그 의미를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00여 년 역사를 간직한 대성전에서 이날 다시 올려진 한 잔의 술과 한 번의 절에는 옛 성현을 향한 존경과 함께 전통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려는 지역 유림들의 뜻이 고스란히 담겼다.

 

 

문경매일신문

이민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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