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다시 들리는 문경을 위해

저출산과 인구 감소는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북의 많은 지역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겪고 있으며, 문경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린아이의 수가 줄어들고 젊은 세대가 지역을 떠나는 현실을 바라보며, 지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119구급업무를 담당하며 현장에서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다 보면 이러한 현실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낀다. 구급차 안에서 만나는 환자 중 어르신이 많은 날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아픈 아이를 안고 다급하게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를 만나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때마다 한 생명을 키우는 일이 얼마나 큰 책임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동시에 ‘우리 문경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저출산 문제를 단순히 아이를 적게 낳는 문제로만 바라보아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환경, 교육과 돌봄, 의료서비스, 그리고 안전한 생활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특히 문경과 같은 중소 도시에서는 아이가 아플 때 안심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의료·응급 체계가 중요하다. 아이에게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출동하는 119구급대는 단순히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넘어, 부모가 위급한 순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
소방과 119가 저출산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있다. 어린이와 영유아 응급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구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임산부와 부모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도움받을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 그리고 어린이집과 학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 교육을 확대해 지역사회의 안전 역량을 높이는 것이다.
결국 저출산 문제의 해답은 거창한 구호보다 ‘아이를 낳아도 괜찮고, 아이를 키워도 불안하지 않은 지역’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청년이 지역에서 일할 수 있고, 아이와 함께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아이가 아플 때 믿고 찾을 수 있는 의료 체계가 있고, 위급한 순간에는 가장 먼저 달려오는 119가 있는 지역. 이러한 일상의 신뢰가 하나씩 쌓인다면 문경은 충분히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다.
아이 한 명이 태어나는 것은 한 가정의 기쁨이지만, 그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지역사회 전체의 희망이다.
오늘도 119구급대는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출동한다. 현장에서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지키는 것처럼, 우리 지역에서 태어나는 아이 한 명 한 명도 소중히 여기고 함께 지켜주는 문경이 되었으면 한다.
언젠가 문경의 거리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 많이 들리는 날을 기대한다. 그날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아이 키우기 좋은 문경’, 그리고 다시 활력이 넘치는 문경의 모습일 것이다.
문경매일신문
